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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클린스만, 전력강화위 존재도 몰랐다... 위원들, 책임 통감 '공동 사표' 주장도 나와

입력
2024.02.15 18:47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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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이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2024년 제1차 전력강화위원회에 화상으로 참여하고 있다. 뉴시스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이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2024년 제1차 전력강화위원회에 화상으로 참여하고 있다. 뉴시스

국가대표팀 전력강화위원회(전력강화위)가 위르겐 클린스만 남자 축구 대표팀 감독을 경질해야 한다고 대한축구협회에 건의한 가운데, 위원 중 일부가 책임 통감 차원에서 전력강화위 전원 사직을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다. 클린스만 감독은 전력강화위 존재 자체도 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마이클 뮐러 위원장 주재로 열린 전력강화위 회의에 참석한 A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감독만 자를 게 아니라 우리 위원들도 공동 사표를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클린스만 감독 선임이 현 전력강화위를 통해 이뤄진 만큼 위원장을 비롯한 위원들도 현 상황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취지다.

회의 후 전화통화에서 A위원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전력강화위 또한 쇄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위원은 "사실 전력강화위는 그간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며 "전문적인 축구를 했던 사람들이 모여서 협회에 기술적인 조언하는게 전력강화위인데, 현실은 '협회에서 이렇게 정했으니 사인해라'고만 하는 등 완전 무용지물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회의에 참석한 B위원도 "회의 도중 클린스만 감독에게 '전력강화위에 대해 알고 있느냐'고 했는데, '모른다. 이런 기구에 대해 알았다면 내가 먼저 더 많이 소통하고 도움을 받았을 것'이라고 답했다"며 "위원들 모두 너무 놀라서 잠시 할 말을 잃었었다"고 말했다.

B위원은 이어 "그간 전력강화위가 제 역할을 못했음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라며 "우리가 목소리를 높이고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해 축구인으로서 책임감을 느낀다"고 털어놨다.

이날 회의에선 전력강화위원장의 역할에 대한 쓴소리도 나왔다. A위원은 "위원장이 감독을 컨트롤 해야 하는데, 지금 그런 역할을 하나도 못하고 있다"며 "한국 정서가 어떤지, 뭐가 잘못 됐는지 등을 얘기하고 설득하면서 완충작용을 해줘야 하는데, 소통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서 이용수 전 기술위원장은 히딩크 전 국가대표팀 감독에게 한국 정서를 설명하고, 중간자 역할을 잘 수행했었는데 현 위원장은 본인도 한국 정서를 모르니 한계가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만에 하나 위원장이 바뀐다면 감독 경험도 있고, 영어도 좀 하는 국내 사람이 하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뮐러 위원장은 지난해 1월 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전력강화위원장에 선임됐다. 전력강화위는 축구 대표팀 운영과 관리를 담당하는 기구인만큼 국내 사정을 잘 모르는 외국인을 위원장에 선임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이 줄곧 있어왔다. 박항서 전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도 당시 "과연 한국 지도자 역량을 얼마나 알지 의문"이라며 "서류와 데이터를 본다고 해서 정확한 평가가 가능할까 싶다. 이 선임부터가 (대표팀 감독직에) 외국인 감독을 뽑기 위한 것인가 싶어 의아하게 생각했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한 바 있다.

김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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