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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별 사직' 신호탄 쏘나... 전공의단체 회장 "20일 사직"

입력
2024.02.15 09:35
수정
2024.02.15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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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단 대전협 회장, SNS에 "응급실 떠날 것"
"지난 3년, 가장 우울… 더 이상 감내 못 해"

13일 서울의 한 대형 종합병원에서 의료진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뉴스1

13일 서울의 한 대형 종합병원에서 의료진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뉴스1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회장이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해 개별 사직서를 제출한다고 15일 밝혔다. 다른 전공의들이 개별 사직서 제출로 집단행동에 나설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박 회장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잃어버린 안녕과 행복을 되찾고자 수련을 포기하고 응급실을 떠난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 전공의다.

그는 "그간 생사의 경계에 놓인 환자를 살려 기쁨과 안도를 느낀 적도 많았지만, 병원에서 근무했던 지난 3년은 제 인생에서 가장 우울하고 불행한 시기였다"며 "죽음을 마주하며 쌓여가는 우울감, 의료 소송에 대한 두려움, 주 80시간의 과도한 근무 시간과 최저시급 수준의 낮은 임금 등을 더 이상 감내하지 못하겠다"고 토로했다.

그는 20일 사직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박 회장은 "전공의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 제9조에 의거한 전공의수련규칙표준안 제43조와 민법 660조를 준수하며 수련 계약서에 따라 인수인계 등에 차질이 없도록 2월 20일부터 3월 20일까지 30일간 병원에서 성실히 근무한 후 병원을 떠나려고 한다"고 말했다.

사직서 제출에 따라 회장직도 내려놓는다. 그는 "전공의 신분이 종료돼 대전협 회장직을 유지할 수 없어 3월 20일까지만 회장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며 "추후 보궐 선거 및 운영 방식은 회칙에 의거하여 대의원총회에서 논의하겠다"고 언급했다.

박 회장은 다만 전공의들을 향해 집단행동 자제를 요청했다. 그는 "임기를 충실히 마치지 못해 동료 선생님들께 송구하단 말씀 전한다"며 "언제나 동료 선생님들의 자유의사를 응원하겠다. 부디 집단행동은 절대 하지 말아달라"고 했다.

앞서 대전협은 12일 온라인 임시대의원총회에서 박 회장을 제외한 나머지 집행부가 모두 사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기로 했다. 대전협은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해 내부적으로 대규모 파업보다는 개별적 사직서 제출로 집단행동 방향성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한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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