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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디지털 변혁 낙관… 시장 성숙 전까지 규제보다 자율성 줘야"

입력
2024.02.16 04:20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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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커지는 동남아 디지털 경제
동남아 플랫폼 전문가가 말하는 현장은?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차량 공유 플랫폼 '고젝' 오토바이 기사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자카르타=허경주 특파원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차량 공유 플랫폼 '고젝' 오토바이 기사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자카르타=허경주 특파원

동남아시아 디지털 생태계는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빅테크와 플랫폼 현장의 목소리는 어떨까.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아세안+3(한국 중국 일본) 소속 언론사 기자들을 대상으로 열린 ‘아세안 디지털 변혁’ 세미나를 통해 전문가들의 생각을 들었다. 루롱 첸 아세안·동아시아경제연구소 수석 경제학자, 이샤 하눔 구글 인도네시아 공공정책 담당자, 나타나엘 파이비스 알로독터(인도네시아 원격 의료 플랫폼) 최고경영자의 강연 내용을 문답 형식으로 짧게 재구성했다.

-실제 동남아 디지털 혁신을 피부로 느끼나.

파이비스= ”전자상거래 플랫폼 라자다 지역 생산 책임자로 일하기 위해 2012년 프랑스에서 인도네시아에 처음 왔을 때 사람들은 ‘결코 온라인에서 물건을 구매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물건은 반드시 직접 보고 만져본 뒤 사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10년도 더 흐른 지금, 상품 구매 및 결제의 모든 행위가 온라인에서 이뤄진다. 이제는 유형 상품뿐 아니라 서비스도 디지털로 소비한다. 과거와 비교하면 정말 놀라운 발전이다.”

-지역 디지털 경제 발전 상황은 어떤가.

하눔= ”오늘날 동남아 인구 다수는 인터넷과 연결돼 있고, 디지털 생태계는 믿을 수 없을 만큼 활발하다. 우리(구글)는 동남아 지역 디지털 변혁에 대해 낙관하고 있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10개국 중 가장 큰 잠재력을 갖고 있다. 시장이 크고 디지털에 열성적인 젊은 인구가 있는 탓이다. 인도네시아 디지털 시장 규모가 내년 1,100억 달러, 2030년엔 2,100억 달러까지 커질 것으로 본다.”


나타나엘 파이비스(맨 오른쪽) 알로독터 최고경영자가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디지털 전환 관련 세미나 중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고 있다. 루롱 첸(왼쪽부터) 아세안·동아시아경제연구소 수석 경제학자, 코지 하치야마 아세안·동아시아경제연구소 최고운영 책임자, 이샤 하눔 구글 인도네시아 공공정책 담당자도 함께 참석해 있다. 자카르타=허경주 특파원

나타나엘 파이비스(맨 오른쪽) 알로독터 최고경영자가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디지털 전환 관련 세미나 중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고 있다. 루롱 첸(왼쪽부터) 아세안·동아시아경제연구소 수석 경제학자, 코지 하치야마 아세안·동아시아경제연구소 최고운영 책임자, 이샤 하눔 구글 인도네시아 공공정책 담당자도 함께 참석해 있다. 자카르타=허경주 특파원

-디지털 혁신은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

첸= ”디지털 혁신은 신시장 창출, 신사업 육성, 기업가 정신 육성 등을 통해 동남아 경제 성장을 촉진하는 가장 중요한 동력이다. 포용적 성장과 지속 가능한 환경을 추구하고, 사회 발전의 다양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해결책을 찾는 원천이 된다. 특히 개발도상국은 디지털 진보를 통해 금융·의료 등 취약 계층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

-디지털 현장의 어려움이 있다면.

파이비스= ”먼저 과도한 경쟁이다. 스타트업 수가 늘어나면서 시장 내에선 ‘점유율을 확보하려면 과잉 지출이 필요하다’는 사고가 확산하고 있다. 상당수 회사가 소비자 유인을 위해 경쟁적으로 가격을 낮추는 모습이 안타깝다. 과한 정부 규제도 혁신을 꺾는 요인이다. 처음부터 너무 많은 규제 벽을 세우지 말고 자율성과 창의성을 부여하는 게 기술 시스템을 관리하는 더 나은 방법이라고 본다. 어느 정도 시장이 성숙한 뒤 규제와 규칙을 마련해 나쁜 일을 차단할 수 있게 해야 한다.”

하눔= ”동의한다. 혁신을 촉진하려면 규제 도입 전 일종의 ‘공간’을 허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카르타·하노이=글·사진 허경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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