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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파업 무산?...미래 없으면 '조용한 사직'할 것"

입력
2024.02.14 12:02
수정
2024.02.1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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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의사회장 "대치동 학원가만 나아져"
의협 비대위원장 "17일 집단행동 결정"

13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 의과대학 앞을 의료진이 지나가고 있다. 뉴시스

13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 의과대학 앞을 의료진이 지나가고 있다. 뉴시스

정부의 의과대학 입학정원 확대에 반발하는 의사들의 파업 또는 사직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장(한림대성심병원 교수)은 1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정부가 두려워해야 하는 게 집단 파업이 아니라 의사들의 포기"라며 "내가 이런 대접받고 이런 식으로 미래가 없다면 나는 의사를 그만두겠다는 포기, 조용한 사직이 이어지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의대 정원이 늘어나면 필수의료 인력 부족 문제가 해결되지 않겠냐는 전망에 대해 "우리나라 전체로 봤을 때 유일하게 나아지는 파트는 아마도 대치동 학원밖에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필수의료 위기 얘기가 나오고 2, 3년 동안 (실질적으로) 필수의료를 살릴 대책은 하나도 없었다"며 "유일하게 나온 정책들은 다 의사면허를 취소한다든가 아니면 수술실 내 CCTV 설치라든가 의사들을 계속 억압하는 정책만 나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도 1년에 3,000명 중에 응급의학과를 하는 사람이 100명 정도밖에 안 된다"며 "누군들 편하고 돈 많이 버는 일을 하고 싶지 않겠나? 응급의학과를 선택하는 사람들 자체가 내가 일은 힘들지만 여기서 보람을 느낄 것이다라는 생각 때문에 선택한다"고 주장했다. 의대 정원을 아무리 늘려도 응급의학과, 소아과, 산부인과 등 필수의료 인력이 늘어나지 않는다고 봤다.

인력 부족 문제 해결 방안으로 이 회장은 "필수의료에 대한 대우를 올려주고, 법적인 위험성을 낮추는 것 딱 그 두 가지라고 생각한다"고 딱 잘라 말했다.

정부가 의료계가 집단행동에 나설 경우 '의사면허 취소' 카드까지 내세우며 압박하는 데 대해 이 회장은 "군사독재 시절에 의사들의 어떤 정치 참여를 막기 위한 방법으로 사용이 됐던 법안인데 헌법 위반이라고 해서 없어졌다가 다시 부활했다"며 "지금 전공의들의 입장을 보면 지금껏 힘든데 버텨왔던 이유는 앞으로 나아질 거라는 어떤 희망과 기대인데 미래가 없다고 생각하는 순간 이 친구들은 파업하지 않고 포기한다"고 우려했다.

이날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장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17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진행해 정부의 정책에 대한 행동 계획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동네 병원 문을 닫거나 전공의 진료 거부 등에 대해서도 그는 "올바른 의료정책을 위해서 할 수 있는 부분들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며 "비대위가 꾸려지는 대로 비대위원들과 전 직역의 의견들을 종합해서 결정하겠다"고 파업 가능성을 내비쳤다.



윤한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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