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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때문에 모였다가 트럼프 때문에 굳건해진 독·프·폴 '삼각동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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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무력화' 발언 후폭풍이 거센 가운데, 독일·프랑스·폴란드가 '삼총사 부활'을 선언했다. 1991년 군사 외교 협력 도모를 위해 3국 간 느슨한 연합체로 창설됐으나 최근 몇 년간 제 기능을 하지 않았던 '바이마르 삼각동맹'(이하 삼각동맹)을 재활성화하기로 뜻을 모은 것이다.
이들 세 나라를 다시 뭉치게 한 건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불안해진 안보 상황이 지속되는 만큼, 유럽 차원의 더 적극적인 대비가 필요하다는 공감대였다. 때마침 미국 유력 대선 주자인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서방 군사 동맹인 나토의 결속력을 저해하는 언행을 일삼고 있어 3국 밀착이 더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2일(현지시간) 유럽 전문 매체 유로뉴스와 유락티브 등에 따르면, 아날레나 베어보크(독일)·스테판 세주르네(프랑스)·라도스와프 시코르스키(폴란드) 등 3국의 외무장관은 이날 프랑스 파리 외곽 도시 라셀생클루에서 삼각동맹 회의를 열었다. 세 장관은 △3월 러시아 대선 △6월 유럽연합(EU) 선거 △7월 프랑스 파리 올림픽 등 국면을 계기로 친(親)러시아 선전이 두드러질 수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공동 대응을 강화하자고 약속했다. 또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전쟁 등 주요 현안에서도 협력을 다짐했다.
이날 회의는 '삼각동맹 부활 선포'에 방점이 찍혀 있었다. 삼각동맹은 2016년 폴란드에서 반(反)EU 성향의 법과정의당(PiS)이 집권한 뒤, 사실상 휴면 상태였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친EU 인사인 도날트 투스크 총리가 정권을 잡으면서 재가동에 들어갔다. 투스크 총리는 이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를 연달아 방문해 "유럽 주요 파트너와 관계를 '활성화'하고 싶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3국의 밀착은 그 자체로 유럽에 힘을 싣는다. 정치·군사·경제적으로 유럽 내 비중이 큰 국가들이 협력하면 시너지가 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 모두 국방비 지출을 늘리며 군사력 강화에 힘을 쏟고 있는 터라, 국방·안보 분야 협력에 집중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투스크 총리는 "우리가 러시아보다 군사적으로 약할 이유가 없다"며 "(무기) 생산을 늘리고 (군사) 협력을 강화하는 건 논쟁의 여지가 없는 우선순위"라고 말했다. 나아가 숄츠 총리와 투스크 총리는 알렉상드르 뒤마의 소설 '삼총사'에 나오는 문구를 인용해 "나토의 핵심 철학은 '하나는 모두를 위해, 모두는 하나를 위해(one for all, all for one)라는 원칙"이라고도 강조했다.
'트럼프발(發) 안보 불안' 현실화로, 삼각동맹에 대한 기대도 한층 높아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2017년 1월~2021년 1월) 자신이 "나토 회원국에서 국방비를 충분히 지출하지 않으면, 러시아가 공격해도 미국은 보호하지 않을 것이다. 러시아가 마음대로 하도록 둘 것"이라고 말한 사실을 지난 10일 공개했고, 이에 '유럽의 자체적 군사력 강화' 여론이 커졌다. 숄츠 총리는 이날 "나토의 지원 보장을 상대화(집단 방어 원칙 약화)하는 건 무책임하고 위험하며, 오로지 러시아에만 득이 된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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