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개 지방 의대 중 '지역인재 60% 이상' 7개뿐, 전체 확대 시 합격선 출렁

입력
2024.02.12 18:0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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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울경·호남권 의대, 지역인재 비율↑
"지역인재 한정적...합격선 하락할 것"

지난 8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사들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8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사들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의과대학 입학정원 2,000명 확대와 함께 비수도권은 '지역인재전형으로 60% 이상 충원'을 제시했는데, 현재 26개 지방 의대 중 이에 부합하는 곳은 7개로 나타났다. 지역인재 60% 이상을 강제하지 않고 인센티브를 통해 유도한다는 게 정부 방침이지만 당장 올해 대학입시부터 지방 의대 합격선 하락 등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12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입학정원 2,000명 증가 전을 기준으로 지방 의대들은 총 모집 정원의 52.8%를 지역인재로 선발하고 있다. 정부 목표인 60%에 근접한 비율이지만 지역별로는 편차가 크다.

26개 지방 의대 가운데 2025학년도 신입생의 60% 이상을 대학이 위치한 권역의 고등학교 졸업생으로 뽑는 대학은 △동아대(89.8%) △부산대(80%) △전남대(80%) △경상국립대(75%) △전북대(62.7%) △조선대(60%) △대구가톨릭대(60%)다.

권역별로 구분하면 부산·울산·경남권과 호남권(광주·전남·전북)이 이미 60% 선발 기준을 충족하고 있다. 부산·울산·경남권 의대의 모집 정원 대비 지역인재 비율은 66%, 호남권은 63.7%다. 이밖에 대구·경북 51.6%, 제주 50%, 충청권 48.8%, 강원권 25.8%다.

지방대육성법 시행령은 비수도권의 의대·한의대·치대·약대는 모집 정원의 40%(강원·제주는 20%) 이상을 권역 내 고등학교 졸업생으로 채우도록 규정했다. 권역 내 고등학교 3학년 학생 수 대비 지역인재 선발 인원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호남권(0.7%)이고, 다음이 강원권(0.6%)이다.

정부는 18년 동안 3,058명으로 고정된 의대 입학정원을 2025학년도부터 비수도권 중심으로 2,000명 늘릴 계획이다. 교육부는 대학별 교육 여건을 조사한 후 보건복지부와 함께 지역 의료 여건을 고려해 정원을 배분할 예정이다. 지역인재 60% 이상 선발은 법령을 개정해 일괄적으로 적용하지 않고 인센티브를 통해 대학들의 자발적 변화를 이끌어 낼 방침이다.

강제는 아니더라도 대학들이 정원 확보와 인센티브 등을 위해 정부 권고안을 따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입시업계에서는 지역인재 선발 비율이 60% 아래인 권역 의대를 중심으로 올해 대입 때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종로학원도 "지역의 학생 수는 한정적이기 때문에 지역인재 선발이 확대되면 내신·수능 합격선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예상했다.

홍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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