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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바람' 거세다... 중동끼리 결승 17년 만

입력
2024.02.08 14:53
수정
2024.02.08 15:00
19면

카타르, 이란에 3-2 승... 요르단과 결승 맞대결
두 대회 연속 중동에서 우승팀
중동 9개국 토너먼트 진출... 더 이상 '복병' 아냐

8일 카타르 도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2023 카타르 아시안컵 4강전 이란 대 카타르의 경기 시작 전 카타르 어린이들이 응원을 하고 있다. 도하=뉴시스

8일 카타르 도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2023 카타르 아시안컵 4강전 이란 대 카타르의 경기 시작 전 카타르 어린이들이 응원을 하고 있다. 도하=뉴시스

중동의 ‘모래바람’이 거세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8위 카타르가 21위 이란을 잡으며 '요르단 vs 카타르' 결승대진이 완성됐다. 무려 17년 만의 중동 국가 간 결승이다.

카타르는 8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이란과 준결승에서 3-2 역전승을 거뒀다. 전날 요르단(87위)이 한국(23위)을 0-2로 꺾은 것에 이은 이변의 연속이다. 대회 우승후보로 꼽힌 일본(17위), 이란(21위), 한국, 호주(25위)는 결승에 발을 내딛지도 못한 채 짐을 쌌다.

선제골은 이란의 몫이었다. 전반 4분, 이란의 스로인 이후 이어진 문전 혼전 상황에서 사르다르 아즈문이 시도한 오버헤드킥이 오른쪽 골대 구석을 찔렀다. 하지만 카타르는 전반 17분과 43분, 자심 압둘살람과 아크람 아피프의 연속골로 역전에 성공했다. 후반 6분 이란에 페널티킥 골을 내주긴 했으나 후반 37분 알모에즈 알리의 결승골로 승부를 갈랐다.

결국 아시안컵 마지막까지 남은 두 팀은 ‘디펜딩 챔피언’ 카타르와 요르단. 2007 아시안컵에서 이라크와 사우디아라비아가 맞붙은 이후로 17년 만에 중동 팀들끼리 결승을 치르게 됐다. 누가 승자가 되든, 중동은 두 대회 연속 아시아 챔피언을 배출하게 된다.

최근 중동은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아시아 축구를 이끌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는 성적으로도 그들의 힘과 영향력을 입증했다. 준결승에 오른 팀 중 3개 팀이 중동 국가(카타르, 이란, 요르단)이며 바레인, 사우디, 시리아, 아랍에미리트(UAE), 팔레스타인, 이라크 등 9개국은 16강에 올랐다.

중동 선수들의 실력도 상당히 많이 올랐다. 득점 1위에 올라있는 이라크의 알이멘 후세인(6골)을 비롯해 5골 3도움을 기록해 '카타르 살라' 아피프(5골 3도움), 한국 수비진을 혼자서 농락한 요르단의 알타마리 등은 이번 대회에서 눈에 띄게 좋은 활약을 펼쳤다.

역대급 전력을 갖췄던 한국과 일본도 중동의 모래바람에 맥을 추지 못했다. 한국은 바레인과 사우디를 상대로 졸전을 펼쳤고, 요르단 앞에서 추풍낙엽처럼 쓰러졌다. 일본 역시 조별리그에서 이라크에 1-2 충격패를 당한 것에 이어 이란과의 8강전에서 패했다. 중동을 더 이상 아시아의 '복병' 정도로 취급할 수 없었다.

두 대회 연속 자신들의 안방에서 우승 팀을 배출하게 된 중동은 다음 대회인 2027 사우디 아시안컵에서도 3개 대회 연속 우승을 노린다. 2023 카타르 아시안컵 결승전은 오는 11일 0시에 펼쳐진다.







이동건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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