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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도 못 쉰 손흥민, 1분도 못 뛴 5명... 이럴 거면 왜 뽑았나

입력
2024.02.07 16:30
수정
2024.02.07 18:01

손흥민 전 경기 풀타임, 이강인도 마찬가지
5명은 1분도 못 뛰어... '주전 선수' 지칠 수 밖에 없었다
일본은 필드플레이어 모두 출전
김진수 "아팠던 적 없었다"... 이럴거면 왜 뽑았나

7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전 한국과 요르단 경기가 끝난 뒤 손흥민이 얼굴을 감싸쥔 채 경기장을 나서고 있다. 알라이얀=연합뉴스

7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전 한국과 요르단 경기가 끝난 뒤 손흥민이 얼굴을 감싸쥔 채 경기장을 나서고 있다. 알라이얀=연합뉴스

아시안컵 6경기를 소화하며 로테이션을 가동한 경기는 하나도 없었다. 손흥민(토트넘)은 단 1분도 그라운드를 떠날 수 없었고, 5명의 선수는 단 1분도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클린스만 감독의 '선수 기용'은 처참하게 실패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7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요르단과 준결승에서 0-2로 완패했다. 전술 부재와 선수들의 잦은 실수가 주요한 패인으로 지목되지만, ‘주전 멤버’들의 체력 고갈도 결코 빼놓을 수 없는 문제였다.

'선수 기용 문제', 그라운드 밟지 못한 5명... 손흥민은 지쳤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7일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메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준결승 요르단과 대한민국의 경기에서 0-2로 패배하며 결승 진출이 좌절된 후 미소 지으며 선수들과 인사하고 있다. 알라이얀=뉴스1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7일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메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준결승 요르단과 대한민국의 경기에서 0-2로 패배하며 결승 진출이 좌절된 후 미소 지으며 선수들과 인사하고 있다. 알라이얀=뉴스1

한국은 지난달 15일 조별리그 첫 경기부터 7일 요르단 전까지 총 6경기를 치렀다. 4일마다 한 경기씩을 소화한 셈이다. 게다가 16강과 8강에서는 연장 120분의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보통의 경우 감독은 선수들의 체력을 첫 번째로 고려해 험난한 일정을 소화했을 것이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쓰던 선수’만 썼다. 실제로 이번 대회에서 한 번이라도 선발로 나선 선수는 26명 중 16명. 이마저도 김승규(알 샤바브)의 부상 낙마와 황희찬(울버햄프턴)의 부상 복귀 등 특별 사유가 있었기에 가능했을지 모른다.

출전 선수 전체로 범위를 넓혀도 마찬가지다. 그라운드를 밟은 선수는 21명이다. 그 와중에 교체로만 출전했던 김진수, 박진섭(이상 전북) 양현준, 오현규(이상 셀틱)는 제대로 된 기회조차 받지 못했다. 이들이 소화한 시간은 김진수 15분, 박진섭 27분, 양현준 44분, 오현규 51분에 불과하다. 이순민(광주) 김주성(서울) 김지수(브렌트포드) 문선민, 송범근(전북) 등 5명은 단 한 경기도 나서지 못한 채 대회 내내 동료들이 뛰는 모습을 지켜만 보다가 귀국 비행기를 탔다.

반면, 손흥민은 6경기 모두 풀타임 출전했다. 손흥민은 호주와의 8강전에서 기적을 만들었지만, 요르단 전에서는 지친 모습이 역력했다.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황인범(즈베즈다) 설영우(울산HD) 등도 마찬가지였다.

한국은 역대급 엔트리로 나선 이번 대회에서 유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다. 그렇다면 월드컵도 아시안컵의 조별리그 정도에서는 토너먼트를 고려해 로테이션이라도 돌리며 주전 선수들의 체력을 안배했어야 했다. 단 1경기도 출장하지 않은 선수가 5명이나 된다는 사실은 클린스만 감독이 선수단 구성을 잘못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또 다른 우승후보였던 일본은 골키퍼를 제외한 23명의 모든 필드 플레이어가 경기를 뛰었고, 23명 중 20명이 선발로 나섰다. 8강에서 이란에 발목을 잡히긴 했지만, 최상의 전력으로 토너먼트를 치를 수 있었다.


"아팠던 적 없었다"는 김진수의 눈물... 선수 활용 적절히 못한 클린스만

7일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전 한국과 요르단 경기가 끝난 뒤 황희찬이 울고 있는 김진수를 위로하고 있다. 알라이얀=연합뉴스

7일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전 한국과 요르단 경기가 끝난 뒤 황희찬이 울고 있는 김진수를 위로하고 있다. 알라이얀=연합뉴스

지난 10년간 대표팀의 왼쪽 윙백 자리를 지켰던 김진수는 준결승 경기가 끝나고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취재진 앞에선 그는 "난 말레이시아전 이후로 단 한 번도 아팠던 적이 없다. 많은 분들께서 오해를 많이 하시고 나한테 연락해서 아프냐는 얘기를 많이 하셨다. (그런데) 난 말레이시아전 이후로, 말레이시아전에도 아프지 않았다. 오늘도 마찬가지로 아픈 건 없었다"라며 짙은 아쉬움을 표했다.

아쉬운 건 한국 축구 팬들도 마찬가지다. 김진수는 개막 전 부상당했지만, 말레이시아와의 조별리그 3차전에서 복귀했다. 1-2로 패색이 짙던 후반 75분 교체 출전한 그는 활발한 오버래핑과 날카로운 크로스를 선보였고 한 순간에 분위기는 역전됐다. 지난 10년간 대표팀 왼쪽 윙백 자리를 굳건히 지킨 이유를 알 수 있는 활약이었다.

하지만 이후 김진수의 출전은 없었다. 모두가 '부상의 여파'라고 생각했지만, 사실이 아니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번 아시안컵에서 지나치게 주전에만 의존하는 성향을 드러냈다. 그 결과 핵심 선수들은 지쳐갔고, 선택받지 못한 선수들은 동료들의 경기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클린스만 감독에게 선수 26명은 사치나 다름없었다.

이동건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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