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 규모 6일 발표할 듯… 전운 감도는 의료계

입력
2024.02.05 18:45
수정
2024.02.05 18:59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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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긴급 소집
의대 증원 규모 의결 후 당일 공식발표
의사협회 휴진 파업 등 집단행동 예고

정부가 6일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를 열어 2025학년도 의과대학 입학정원 확대 규모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5일 서울의 한 의과대학 전경. 연합뉴스

정부가 6일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를 열어 2025학년도 의과대학 입학정원 확대 규모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5일 서울의 한 의과대학 전경. 연합뉴스

내년도 의과대학 정원 확대 규모가 이르면 6일 공식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정책 심의기구인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를 소집해 구체적인 증원 규모를 확정할 계획이다. 이에 맞서 의사단체들은 의대 증원을 저지하기 위한 단체행동 준비에 들어갔다. 설 연휴를 앞두고 의료계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5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복지부는 보정심 위원들에게 6일 오후 2시 긴급회의 소집을 통보했다. 최근 공개된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제2차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과 함께 의대 증원 관련 안건이 회의 테이블에 올라간다. 복지부 관계자는 “워낙 민감한 사안인 만큼 보정심에서 최종 심의ㆍ의결을 거친 뒤 당일 곧바로 공식 발표를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보정심 개최에 앞서 그동안 의대 증원 문제를 논의해 온 의료현안협의체를 열어 의료계에 먼저 최종안을 공유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증원 규모는 1,500~2,000명 수준으로 알려졌다. 2006년 이후 20년 가까이 고정된 의대 정원(3,058명)을 유지할 경우 2035년에는 의사가 1만5,000명 부족할 것이라는 예측을 토대로 역추산한 수치다. 의대 입학부터 전문의가 되기까지 10년이 걸리기 때문에 당장 내년부터 의대 모집 정원이 지금보다 최소 1,500명 이상 늘어야 의사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일각에선 급속한 고령화에 따른 의료 수요를 고려하면 증원 규모가 2,000명을 훌쩍 넘을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복지부가 전국 40개 의대를 대상으로 지난해 11월 실시한 수요 조사에서는 2025학년도에 2,151~2,847명, 2030학년도에 2,738~3,953명 증원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사단체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설 연휴 이후 집단휴진과 총파업 등 실력행사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6일 기자회견을 통해 구체적인 대응 지침을 밝힐 계획이다. 이날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시킨 서울시의사회는 15일 오후 7시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궐기대회를 열기로 했다. 의협 의료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진행된 회원 대상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4,010명 중 81.7%인 3,277명이 의대 정원 확대에 반대했다.

전공의들과 의대생들도 내부 의견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지역 대학병원의 한 전공의는 “투쟁 지침이 어느 정도 구체화된 것으로 안다”며 “현장에선 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고 말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지난달 회원 4,200명(전체 28%)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선 86%가 의대 증원 시 단체행동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2020년 전공의 파업 때는 참여율이 80%에 육박했다. 당시 정부는 코로나19 팬데믹까지 겹쳐 의료현장에 혼란이 커지자 결국 의대 증원 계획을 철회했다.

정부도 이번만큼은 물러서지 않겠다며 자못 비장한 각오를 내비치고 있다. 의사단체의 집단행동에 대비해 법적 대응 방안도 마련해 둔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법에 따르면 의사의 휴업이나 파업으로 환자 진료에 지장이 생길 경우 정부는 업무개시 명령을 내릴 수 있다. 만약 의사가 병원 복귀를 거부하면 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고, 금고 이상 형을 받은 의사는 의사 면허가 취소된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도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정부는 비상진료대책과 불법 행동에 대한 단호한 대응 방안을 마련해놓고 있다”며 “일부 반대나 저항이 있더라도 국민만 바라보고 의료개혁을 반드시 완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표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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