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제 기용했나”… 양현준, 아시안컵 첫 출전에 측면 지배하며 눈도장

3일(한국시간) 카타르 알와크라 알자누브 스타디움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 한국과 호주의 경기. 후반 김태환과 교체 투입된 양현준이 터치라인을 벗어나는 공을 잡아내고 있다. 알와크라=연합뉴스

패색이 짙어지던 후반 40분.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뜻밖의 교체 카드를 꺼내 들었다. 주전 오른쪽 풀백 김태환(전북 현대)을 빼고 공격수 양현준(셀틱)을 넣었다. 양현준의 교체 출전은 신의 한 수가 됐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3일(한국시간) 카타르 알와크라에 위치한 알 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호주와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8강전에서 2-1 역전승을 해냈다.

8강전 승리의 숨은 주역 중 한명은 양현준이었다. 강원FC에서 맹활약하며 K리그1 영플레이어상을 받아 한국 축구 미래로 불린 양현준은 현재 스코틀랜드 명문 셀틱 소속이다.

양현준의 주 포지션은 오른쪽 날개 공격수다. 지친 김태환 대신 풀백 자원을 넣어야 맞지만 풀백 자원인 김진수(전북 현대), 이기제(수원 삼성) 모두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라 클린스만 감독은 결국 도박 수를 꺼낸 것이다. 공격성이 좋은 양현준인데 측면에서 공격 지원이 급하니 임시방편으로 꺼낸 카드였다.

갑작스러운 투입에도 양현준은 좋은 모습을 보였다. 양현준은 익숙한 자리가 아니었음에도 특유의 드리블 기술을 앞세워 호주의 밀집 수비를 부수며 팀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양현준은 클린스만호의 속도를 바꿔놓았다. 상대 문전, 수비 앞에서도 드리블을 시도하고 날카로운 크로스도 선보였고 이재성(마인츠),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을 지원했다.

주로 좌측에서만 공격을 펼치던 한국은 양현준 투입 후 우측 공격도 활기를 찾았다. 양현준 활약 속 결국 한국은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황희찬이 성공하며 1-1 동점을 만들었다. 연장전에서 손흥민의 프리킥 골로 2-1 역전승을 거뒀다.

지난 조별리그 3경기와 16강전에서 벤치를 지켰던 양현준은 사실 깜짝 발탁 의미가 컸다. 최종명단 숫자가 23명에서 26명으로 늘어나면서 클린스만 감독이 미래를 보고 데려온 자원이다.

그러나 양현준은 가장 중요한 순간 등장해 팀의 분위기를 바꾸며 승리에 일조했다. 비록 공격 포인트를 얻지는 못했지만 양현준이 구멍 난 오른쪽 풀백 자리를 성공적으로 메우면서 풀백 문제가 커지던 클린스만호에 새로운 선택지 하나를 추가하게 됐다.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