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 남기고 PK 자청… '황소 심장' 황희찬의 경이적인 담력

입력
2024.02.03 09:06
수정
2024.02.03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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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현지시간) 카타르 알와크라 알자누브 스타디움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 한국과 호주의 경기. 후반 추가시간 황희찬이 동점 페널티킥을 성공시키고 있다. 알와크라=연합뉴스

2일(현지시간) 카타르 알와크라 알자누브 스타디움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 한국과 호주의 경기. 후반 추가시간 황희찬이 동점 페널티킥을 성공시키고 있다. 알와크라=연합뉴스


국가대표팀 공격수 황희찬(울버햄프턴)이 또한번 강심장 기질을 발휘했다.

황희찬은 3일(한국시간)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눕 스타디움에서 열린 호주와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에서 후반 51분 페널티킥으로 동점골을 성공시켰다. 이후 한국은 연장 전반 14분 터진 손흥민의 프리킥 역전골을 묶어 2-1로 이겼다.

한국은 호주의 견고한 수비에 막혀 좀처럼 활로를 찾지 못하다가, 후반 추가시간 드라마처럼 손흥민(토트넘)이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동점을 만들 절호의 기회였지만, 이 페널티킥을 실패하면 한국은 그대로 패배, 8강에서 대회를 마감할 수밖에 없어서 그만큼 부담이 큰 순간이기도 했다.

심장 떨리는 순간 황희찬은 오히려 가장 먼저 공을 챙겼다. 그리곤 깔끔하고 강력한 슈팅으로 성공, 한국을 벼랑 끝에서 구해냈다.

애초 페널티킥 키커는 황희찬이 아닌 손흥민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황희찬은 경기 후 "내가 흥민이형한테 '차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흥민이 형도 바로 알겠다고 해줘서 나도 자신있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실패하는 것에 대해 부담감은 없었을까. 황희찬은 "조금이라도 부담이 있었다면 페널티킥을 차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당연히 자신 있었고, 그렇게 차기까지 많은 노력과 준비가 있었다"고 힘줘 말했다.

황희찬이 살 떨리는 페널티킥에서 키커를 자청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4강전에서 3-3으로 비기고 있던 한국은 연장 후반 12분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이를 성공시킨다면 결승 진출에 한걸음 다가설 수 있었지만 실패한다면 당시 우즈베키스탄의 경기력이 워낙 만만치 않아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고, 금메달과 병역면제의 꿈도 그대로 무산될 위기였다.

하지만 황희찬은 이번에도 황의조가 페널티킥을 얻자마자 공을 받아들었고, 망설임 없이 구석으로 꽂아 넣으며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두 장면 모두 성공한다면 영웅이 될 수 있었지만 실패하면 리스크가 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황희찬은 늘 흔들리지 않았고 자신감이 넘쳤다.

황희찬은 호주전 페널티킥을 성공시킨 뒤 "부담이 있었다면 차지 않았을 것이다. 지금까지 그 페널티킥을 차기 위한 많은 노력과 준비의 시간들이 있었기에, 자신있게 찰 수 있었다"며 당당히 키커로 나설 수 있었던 이유를 밝혔다.

김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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