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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당과 지옥 오간 조규성, 흔들리는 멘털 어떻게 잡았을까 [여기는 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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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성(26·미트윌란)은 불과 2년 만에 희비가 엇갈렸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 가나와 경기에서 헤더로 2골을 넣고 명실공히 '카타르의 영웅'이었다. 축구팬들은 2023 아시안컵을 위한 그의 두 번째 카타르 입성에 많은 기대를 걸었다. 그러나 그는 조별리그를 치르면서 일부 언론과 축구팬들에 의해 표적이 됐다. 이유는 간단했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 3경기 동안 골이 침묵해서다.
정신이 흔들릴 법도 한데 조규성은 단단히 붙들었다. "그런 여론은 신경 쓰지 않는다"고 언론을 향해 말했다. 스스로 마음을 다잡는 순간이었으리라.
조규성은 다시 부활했다. 그것도 가장 중요한 토너먼트에 들어선 순간부터. 지난 31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와 16강전에서 기적 같은 동점골을 터뜨리며 한국을 구해냈다. 경기 종료 직전인 후반 추가시간 9분대 나온 득점이었다. 연장전과 승부차기까지 가는 밑거름이 된 귀중한 골이었고, 다시 조규성은 '카타르의 영웅'이 됐다.
천당과 지옥을 오간 그는 어떻게 멘털을 잡고 있었을까. 조규성은 호주와 8강전을 하루 앞둔 1일 카타르 도하의 메인 미디어센터(MMC)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진짜로 (나쁜 여론은) 하나도 신경을 안 쓴다. 모든 운동선수라면 견뎌야 될 숙명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속 깊은 말을 했다.
사실 조규성은 방송 출연과 헤어스타일 등 경기 외적인 부분까지 들먹인 일부 언론과 팬들로 인해 맘고생을 심하게 했을 듯하다. 하지만 이번 대회 내내 한 번도 그런 속내를 내비친 적이 없었고, 오히려 "신경 쓰지 않고 있다. 다만 골을 꼭 넣도록 하겠다"며 카메라 등 언론을 피하지 않았다.
조규성은 이에 대해 "그런 주변의 소음들은 신경 쓰지 않는, 자기만의 방법이 선수마다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자신의 노하우를 전했다. 조규성이 정신을 다잡는 방법은 "혼자 명상하고 책을 읽는 것"이라고. 여기에 "주변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게 도움이 된다고 한다.
"제 주변에 좋은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사람들이 많다고 생각해요. 옆에 감독님도 계시고 동료들도 있고요. 좋은 사람들이 많아서 (나쁜 말들은) 하나도 신경을 안 쓰는 것 같아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조별리그 내내 조규성을 원톱으로 세웠다. 선수를 향한 믿음과 자신감을 불어넣어 준 것이다. 클린스만 감독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조규성을 매일 지켜보고 있다. 오늘처럼 웃는 모습이 보기 좋다"고 했다. 그러면서 농구스타 마이클 조던이 했던 말을 꺼내 들며 "그도 링에 넣지 못한 공이 더 많다고 했듯이 기회는 언제든지 놓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음에 기회가 왔을 때 잡으면 된다"고 조규성에 자신감을 심어줬다.
더불어 따끔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클린스만 감독은 "나 역시 스트라이커 출신으로서 골 기회를 놓친 적이 많다. 지나간 찬스를 생각하기보다는 앞으로는 찬스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게 더 중요한 것 같다"며 "우리 팀 스트라이커들에게 늘 하는 조언이다. 지나간 찬스는 생각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규성은 오는 3일 오전 12시 30분(한국시간) 호주와 8강전을 앞두고 있다. 조별리그 때 받은 옐로카드 1장이 신경 쓰일 법도 하다. 그러나 이 역시도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단 선수들이 토너먼트 경험이 많아서 크게 걱정하지 않아요. 또 옐로카드를 받고 '다음에 어떡하지'하고 걱정하며 경기장에 들어가는 선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경고를 받더라도 신경 쓰고 경기하는 일은 없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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