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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이주민 몰려들면 국경 닫겠다"… 대선 앞두고 '강경파 돌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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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민자가 너무 많이 몰려들면 남부 국경을 즉각 폐쇄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유화적 이민 정책이 약점으로 평가받자, 선거 전략 차원에서 강경책을 꺼내든 것으로 풀이된다. 사실상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본선 경쟁자 자리를 굳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를 평가절하하며 ‘반(反)이민 브랜드’ 지키기에 혈안이다.
27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성명을 내고 “상원에서 현재 논의 중인 ‘초당적 법안’은 미국을 위해 좋은 것”이라며 “법안이 의회를 통과해 서명하는 날에 나는 즉각 그 권한을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성명에 언급된 초당적 법안은 민주·공화 양당이 지난해 11월부터 상원에서 논의하고 있는 국경 통제 법안이다. 양당과 무소속 의원 1명씩, 총 3명의 상원의원이 협상에 참여하고 바이든 정부 인사도 깊이 관여한다고 한다.
일주일 안에 공개될 예정인 합의안은 바이든 정부의 기존 이민 정책 노선보다 강경한 내용을 담았을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불법 이주민 수가 하루 8,500명을 넘거나, 5일간 하루 평균 5,000명 이상이면 국경을 폐쇄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남쪽 국경에서 체포된 이민자가 25만 명이었음을 감안하면, 사실상 매일 국경 문을 걸어 잠글 수도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성명에서 “만일 오늘 법안이 통과돼 있었다면, 지금 당장 국경을 폐쇄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의 태도가 180도 바뀌었음을 의미한다. 지난해 1월만 해도 그는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자 추방 정책(Title 42)을 폐기했다. 강경책 없이 불법 이민 문제를 원만히 해결하기 위해 역대 정부 중 최다 행정명령(500건 이상)도 발표했다. 그러나 매년 이민자 수는 늘었고, 그 결과 올해 대선의 ‘제1 현안’은 이민 문제가 됐다. 표심은 극단적 대응을 예고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바이든의 발표는) 민주당이 기존엔 상상할 수조차 없던 수준"이라며 "바이든 정부의 노력이 얼마나 실패했는지 보여 준다”고 평가했다. 공화당이 국경 통제와 이스라엘·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예산안 통과를 연계하고 있는 점도 백악관의 고려 사항이다.
그러나 법안의 의회 통과 가능성은 현재로선 낮다. 공화당의 유력 대선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근 몇 주 내내 이 법안을 '실효성 없는 정치적 보여 주기'로 평가절하해 온 탓이다. 그는 이날도 “(재임 기간) 나는 법안 없이도 국경을 지켰다”며 “민주당은 정치적 목적에서 법안을 필요로 할 뿐”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지난달 이민자가 역대 최다 기록을 세웠다”며 “우리 국경(과 이주민)은 미국을 파괴하는 ‘대량살상무기’가 됐다”고 밝혔다. 바이든 행정부를 비꼰 것이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도 악재는 있다. 자신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피해자(E. 진 캐럴)에게 막말을 퍼부었다는 이유로 제기된 명예훼손 민사소송에서 26일 패소해 무려 8,330만 달러(약 1,112억 원)를 물어 줘야 할 처지가 됐다. 배심원단은 평결에서 “1,830만 달러는 실제 피해 배상금이고, 나머지 6,500만 달러는 징벌적 손해배상 성격”이라고 설명했다. CNN방송은 “(민주당 인사들뿐 아니라) 일반 시민인 배심원들도 트럼프를 안 믿는다는 메시지를 발신했다”며 “대선 선거운동과 함께 여러 건의 소송에 대처해야 하는 트럼프에게 심각한 법적·금전적 차질을 미칠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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