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소 수해로 임보 기회 얻은 믹스견 '포비'의 놀라운 변신

[가족이 되어주세요] <420> 7세 추정 수컷 믹스견 포비

보호소에서는 피부병으로 탈모에 소심한 성격을 보였던 포비가 임시보호가정에서 준비된 반려견으로 거듭났다.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지난해 여름 충남 논산시에 위치한 동물보호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의 쉼터는 연이은 폭우로 큰 수해를 입었습니다. 활동가뿐 아니라 많은 시민들이 보호소 복구에 힘썼지만, 복구가 진행되는 동안 좁아지고 눅눅해진 공간에 있는 동물들도 힘들긴 마찬가지였습니다.

단체는 나이가 있거나 질병 등으로 특별한 관리가 필요한 개들은 보호소가 복구될 때까지 임시보호해 줄 봉사자들을 찾았는데요, 열악해진 환경에 피부병이 악화된 '포비'(7세 추정∙수컷)는 다행히 임시보호 가정으로 이동할 수 있었습니다.

보호소에서 살았던 포비(왼쪽)는 임시보호가정에서 사랑받으며 몸과 마음의 건강을 회복했다.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보호소에서 좀처럼 피부병이 낫지 않던 포비의 모습.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포비가 보호소에 들어온 건 2019년입니다. 국내 최대 사설보호소였던 애린원이 문을 닫으면서 비글구조네트워크 보호소로 오게 됐는데요. 사람의 돌봄을 제대로 받아본 적이 없어서인지 보호소에서도 구석에 앉아 늘 소심하게 있었다고 합니다. 또 피부병이 심했고 보호소에서 할 수 있는 건 먹는 것뿐으로 체중도 늘어난 상태였습니다.

수해로 인해 임시보호가정으로 이동한 포비는 반년 만에 놀랍도록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보호소에서는 좀처럼 나지 않던 털이 수북이 나기 시작했고 체중도 줄면서 건강한 모습을 되찾았습니다. 또 사람에게 먼저 다가오지는 않지만 새로운 사람을 만나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인다고 해요. 산책도 잘하고 다른 개 친구들과도 잘 지냅니다. 집에 초인종이 울려도 예민하게 반응하지 않아 잘 짖지 않는다고 하는데요, 유일하게 짖을 때는 준비된 밥을 빨리 달라고 할 때라고 하네요.

한 쪽 귀가 졉힌 모습이 더욱 매력적인 포비.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김해경 비글구조네트워크 운영과장은 "포비는 이른바 '집밥'을 먹으면 개들이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지 보여줬다"며 "준비된 반려견 포비가 이제는 평생 가족을 만나길 바란다"고 말합니다.

사람과 함꼐 발 맞춰 선책하는 걸 즐기는 포비.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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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경 동물복지 전문기자 scoopkoh@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