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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원도 타당성 조사도 건너뛴 총선 앞 GTX 발표와 달빛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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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B·C 노선 종점을 연장하고 D·E·F 노선을 신설하는 2기 GTX 계획을 발표했다. 북쪽으론 동두천, 동쪽으론 춘천과 원주, 남쪽으론 아산까지 GTX를 건설해 '출퇴근 30분 시대'를 열겠다는 게 정부 구상이다.
평균 83분 걸리는 수도권 주민의 출퇴근은 지옥길이 된 지 오래다. 일터에 도착하기도 전 이미 파김치가 되는 이들도 적잖다. 교통망을 개선하고 인프라를 확충하는 건 꼭 필요한 일이다. 중요한 건 시점과 재원이다. 1기 GTX 계획이 처음 나온 건 2011년, 당시 완공 목표는 2019년이었다. 그러나 실제 A 노선의 수서~동탄 구간 개통은 오는 3월, 완전 개통은 2028년에나 가능한 상태다. B·C 노선은 올해 겨우 착공한다. 1기 GTX 사업도 지지부진한데 2기 사업 발표는 뜬구름 잡는 얘기처럼 들린다. 더구나 예상 총 사업비만 134조 원이다. 75조 원 이상은 민간에서 조달돼야 하는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살얼음판 상황임을 감안하면 불확실성도 크다. 총선을 앞두고 수도권 표를 의식해 서둘러 청사진만 발표한 것 아니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광주와 대구를 잇는 '달빛고속철도' 특별법이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 조항을 포함한 채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도 매한가지다. 총 사업비 500억 원 이상은 예타를 받아야 하는데도 사업성이 떨어져 통과 가능성이 희박하자 지역 표를 의식한 여야가 야합한 결과다. 최소 6조 원의 혈세가 드는 철도가 예타도 없이 깔리는 건 처음이다. 경인선과 경부고속도로 등 지하화 사업을 민자로 추진하는 것도 국가 사업 시 필요한 예타를 우회하려는 건 아니냔 의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국가적 교통망 사업은 최소한의 경제성이 담보돼야 지속 가능하다. 그래야 희망고문도 막을 수 있다. 선거 앞 포퓰리즘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구체적인 재원 마련책과 사업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속 보이는 꼼수에 넘어갈 유권자가 많지 않다는 걸 국민들이 표로 보여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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