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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호감 키우려는 헤일리, 약점 파고드는 바이든... ‘기선 제압’ 트럼프도 내우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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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 가도의 예선 격인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 초반 승부 2연승으로 ‘대세론’을 굳혔지만, 마냥 기뻐할 수는 없다. 당내에선 당원들의 ‘트럼프 비호감’ 정서를 키우는 니키 헤일리 전 유엔 주재 미국대사가 끝을 볼 태세로 물러서지 않는다. 바깥에선 본선 경쟁자로 유력한 민주당 조 바이든 대통령이 그의 약점을 파고들기 시작했다. 기선 제압 성공의 이면엔 ‘내우외환’이 있는 셈이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24일(현지시간) “아이오와주(15일)와 뉴햄프셔주(23일)의 경선 투표 결과는 트럼프가 대선 본선에서 승리하려면 상당히 많은 유권자와 화해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두 차례의 경선을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등을 돌린 온건 보수층이 적지 않다는 사실이 드러난 만큼, 이들의 지지를 다시 얻어야 대권을 거머쥘 수 있다는 뜻이다.
신문이 주목한 대목은 공화당원 분열상이다. 전날 뉴햄프셔 공화당 경선 투표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원래 무당파였다가 투표 당일만 공화당원으로 등록한 이 지역 유권자의 64%가 헤일리 전 대사에게 투표했다. 압도적 다수(74%)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표를 몰아준 공화당 주류의 선택과 정반대에 가깝다.
문제는 ‘무당파 공화당원’ 집단 비율이 전체 투표자 절반에 육박하는 46%나 된다는 점이다. 경선 투표를 위해 일부러 공화당 당적을 취득한 유권자가 본래 공화당원 수와 비슷했고, 3명 중 2명은 애초부터 헤일리 전 대사를 찍으려는 의도였다는 얘기다. 더 큰 걱정거리는 이들 비주류의 공화당 이탈 가능성이다. 헤일리 전 대사에게 투표한 10명 중 4명은 출구조사에서 ‘헤일리 지지보다 트럼프에 대한 혐오가 더 중요한 요인이었다’고 답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트럼프가 싫어 떠난 공화당원은 다시 돌아오지 않을 수 있다”고 짚었다. ‘트럼프 지지 세력 위축’으로 귀결될 공산이 크다는 뜻이다.
경선이 오래갈수록 감정은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 WP는 “헤일리의 참여 자체가 당을 심각히 분열시킬 위험성이 있는 경합의 연장을 뜻한다”며 당 수뇌부가 헤일리 전 대사를 상대로 조기 하차를 압박하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고 전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사퇴설을 일축한 상태다.
타깃이 된 이상 더 심한 견제를 당할 각오도 해야 한다. 실제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일찌감치 정조준하고 대비 태세를 본선 모드로 전환했다. 이날 미국 CBS방송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오랫동안 자신의 연설문을 작성해 온 마이크 도닐런, 2020년 대선 캠프에서 중책을 맡았던 제니퍼 오말리 딜런 등 백악관 핵심 참모 2명을 재선 캠프에 파견하는 등 조직 강화에 착수했다.
메시지도 ‘트럼프 공격 맞춤형’으로 만들고 약점 공략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2020년 대선 결과에 불복한 트럼프 전 대통령 극성 지지자들의 이듬해 1월 의회 난동 사태를 부각할 전망이다. 민주주의 위기론, 총 91개 혐의로 기소된 그의 사법 리스크가 함께 환기될 수 있다. 투표 당일 조사를 보면,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 참여자 31%,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 선거) 투표자 42%가 “트럼프가 유죄 판결을 받는다면 대통령직에 적합하지 않다”고 각각 답했다.
미국 최대 노동조합 중 하나인 전미자동차노조(UAW)의 바이든 대통령 지지 선언을 뉴햄프셔 경선 다음 날인 24일 배치한 것도 본선 대결 채비에 들어간다는 신호다. UAW의 지지로 바이든 대통령은 ‘러스트 벨트’(미국 중서부·북동부 일대 제조업 중심지)에 있는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등 ‘스윙 스테이트’(경합주)의 지지율 열세 판도를 바꿀 기회를 얻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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