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단독

영하 10도 이하 강추위에 '돌발 두통' 발생하면…

입력
2024.01.24 20:55
구독

[건강이 최고] 증상 없던 뇌동맥류, 파열되면 50%가량 목숨 잃어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아침 최저 기온이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지는 강추위가 연일 계속되면서 뇌 건강에도 비상이 걸렸다.

강추위로 기온이 크게 떨어지면 우리 몸 속 혈관이 수축해 혈압이 상승한다. 이럴 때 뇌혈관이 좁아지거나(뇌경색) 파열되는(뇌출혈)는 뇌졸중(stroke)에 노출되거나 뇌동맥이 약해져 풍선이나 꽈리 모양처럼 부풀어 오른 상태인 '뇌동맥류(腦動脈瘤ㆍcerebral aneurysm)’가 파열될 위험이 커진다.

장동규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뇌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추운 겨울에는 실내외 온도 차가 커서 혈관이 갑자기 수축했다가 팽창할 수 있으므로 혈압 변화가 잦을 수 있다”며 “뇌혈관이 혈압을 이기지 못해 뇌동맥류가 터질 위험이 증가하기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머리 속 시한폭탄'으로 불리는 뇌동맥류가 지난해 16만5,000여 명이 발생해 5년 전인 2018년(9만8,000여 명)보다 68% 증가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뇌동맥류 터지면 뇌출혈로 치명적

뇌동맥류가 파열되지 않은 상태(미파열 뇌동맥류)는 성인 1~2%에게서 발견될 정도로 비교적 흔하다. 뇌동맥류 환자의 50%가 40~60대 여성이다. 따라서 고혈압ㆍ가족력이 있거나, 40대 이상 여성이라면 정기적으로 뇌혈관 컴퓨터단층촬영(뇌 CTA)이나 뇌 자기공명영상(뇌 MRA) 등으로 이상 여부를 확인하는 게 좋다.

뇌동맥류가 파열되지 않았을 때는 대부분 아무런 증상이 없지만 크기가 1.5㎝ 이상이라면 주변 뇌 조직이나 뇌신경을 압박해 두통·시력장애·시야장애·눈꺼풀 처짐 등이 생기기도 한다.

이런 증상이 발생하면 뇌동맥류가 파열될 위험이 매우 높기에 재빨리 적극적인 치료(클립결찰술, 코일색전술)를 받아야 한다.

뇌동맥류가 터지면 뇌와 척수 사이에 거미줄처럼 생긴 공간(지주막 아래)에 혈액이 스며들어(지주막하(蜘蛛膜下) 출혈) 치명적인 상황을 맞게 된다. 뇌동맥류가 파열되면 뒷목이 뻣뻣해지거나(경부 강직), 의식 저하, 극심한 두통과 오심, 구토 등이 생긴다.

장동규 교수는 “뇌동맥류가 파열돼 뇌출혈이 생기면 뇌압 상승으로 극심한 두통이 발생하고 심하면 혼수 상태에 빠질 수 있다"며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재빨리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신승훈 차의과학대 분당차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뇌동맥류가 파열되면 10~15%는 병원에 도착하기 전 사망하거나 뇌압 상승으로 뇌사 상태로 빠져 적극적인 치료가 불가능해지고, 20~30% 정도는 치료 도중 사망하거나 심각한 후유증을 남기게 된다”고 했다.

◇클립결찰술(수술)·코일색전술(시술)로 치료 가능

뇌동맥류는 뇌동맥류 크기·위치·모양·나이 등을 고려해 개두술을 통한 ‘클립결찰술(aneurysmal neck clipping·수술)’이나 혈관을 통해 접근해 치료하는 ‘코일색전술(coil embolization·시술)’로 치료한다.

클립결찰술은 뇌동맥류 치료에 오래 시행된 방법이어서 기술적으로 이미 정점에 도달해 있다. 두피를 절개하고 두개골을 작게 열어 수술 현미경을 통해 뇌동맥류를 노출해 동맥류 입구를 클립으로 묶어 혈류를 차단하는 치료법이다.

코일색전술은 두개골을 절개하지 않고 뇌동맥류를 치료하는 비침습적 시술법으로 허벅지 대퇴동맥을 통해 여러 단계의 카테터(catheterㆍ도관)를 사용해 뇌동맥에 접근한 뒤 뇌동맥류에 백금 코일을 채워 혈류를 차단해 뇌동맥류 파열을 막는 방법이다. 뇌동맥류 입구가 넓으면 혈관 내 스텐트나 풍선을 이용해 입구를 지지하고 코일색전술을 시행할 수도 있다.

코일색전술은 시술 시간도 2~3시간 이내로 비교적 짧으며, 치료 후 1~2일 이내에 퇴원해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다. 다만 코일색전술은 클립결찰술(수술)보다 재발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10명 중 1명은 다시 치료해야 하기에 클립결찰술보다 재발을 확인하기 위해 시술 후 추적 검사해야 자주 해야 하는 게 단점이다.

실제 뇌동맥류로 인한 코일색전술 시술 후 6개월, 1년 6개월, 3년 6개월, 5년 6개월에 추적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치료 시 스텐트 도움을 받아 코일색전술을 시행했다면 6개월에서 1~2년 정도 항혈소판제를 복용해야 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