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단독

크리스티 떠나자 불붙은 헤일리·디샌티스 2위 싸움… 트럼프는 “걱정 안 해”

입력
2024.01.11 17:00
구독

미국 공화당 경선 反트럼프 결집 가능성
뉴햄프셔 선전 중인 헤일리에 유리할 듯

미국 공화당 대선 주자였던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가 10일 뉴햄프셔주 윈덤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그는 경선 포기를 선언했다. 윈덤=AP 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대선 주자였던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가 10일 뉴햄프셔주 윈덤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그는 경선 포기를 선언했다. 윈덤=AP 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선두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가장 강하게 비판하던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가 10일(현지시간) 하차했다. 몇 시간 뒤 열린 TV토론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 대항마 자리를 놓고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미국대사와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격렬하게 맞붙었다.

크리스티 전 주지사는 이날 뉴햄프셔주(州) 윈덤 '타운홀 미팅(유권자 직접 대면 정견 발표 행사)'에서 “내가 대선 후보로 지명될 길이 없다는 게 분명해졌다”며 “오늘 밤 선거 운동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여론조사에서 3%대의 저조한 지지율로 고전해 온 그는 가장 노골적인 ‘반(反)트럼프’ 주자였다. 후보 사퇴 연설에서도 “다시는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며 “(사퇴는) 내가 해야 할 옳은 일”이라고 말했다.

크리스티 전 주지사가 하차한 날 밤 CNN방송으로 중계된 다섯 번째 공화당 경선 TV토론에는 헤일리 전 대사와 디샌티스 주지사 둘만 참여했다. 무대는 15일 첫 주별 경선이 치러지는 아이오와주 디모인에 차려졌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서로에게만 집중할 수 있게 되자 둘 간에 난타전이 벌어졌다”고 전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상대적 중도파인 헤일리 전 대사를 상대로 ‘선명성’ 싸움을 걸었다. 2016년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대결했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헤일리 전 대사의 정계 입문을 자극한 인물이라며 자기 경쟁자가 역시 민주당원인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보다 더 진보적일 수 있다고 공격했다. “헤일리처럼 흐릿한 파스텔색이 아니라 선명한 색깔의 깃발이 우리에게 필요하다”고 하기도 했다.

니키 헤일리(오른쪽) 전 주유엔 미국대사와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10일 아이오와주 디모인에서 열린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 TV토론에 참석해 설전을 벌이고 있다. 선두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불참했다. 디모인=AP 뉴시스

니키 헤일리(오른쪽) 전 주유엔 미국대사와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10일 아이오와주 디모인에서 열린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 TV토론에 참석해 설전을 벌이고 있다. 선두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불참했다. 디모인=AP 뉴시스

헤일리 전 대사는 디샌티스 주지사를 ‘상습 거짓말쟁이’라 부르며 내분으로 와해 위기에 놓인 그의 선거 캠프 처지를 꼬집었다. 토론 장소가 대학(드레이크대) 캠퍼스인 만큼 디샌티스 주지사가 거짓말할 때마다 술을 마시지는 말라고 시청자들에게 농담하는가 하면, “1억5,000만 달러(약 2,000억 원)를 쏟아부었는데도 지지율이 계속 떨어졌다”며 상대의 무능을 부각하기도 했다.

크리스티 전 주지사 하차는 23일 뉴햄프셔 경선에 특히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9일 결과가 공개된 CNN 여론조사에서 헤일리 전 대사는 32%의 지지율을 기록, 39%인 트럼프 전 대통령을 바짝 뒤쫓았다. 이 조사에서 크리스티 전 주지사 지지율은 12%였다. 헤일리 전 대사가 선전하자 지지층이 겹치는 크리스티 전 주지사에 대한 당내 반트럼프 세력의 사퇴 압박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이었다.

이날 역시 TV토론에 불참하고 디모인에서 폭스뉴스가 주최한 타운홀 미팅에 참석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크리스티 전 주지사의 하차로 반트럼프 진영의 결집 가능성이 커졌는데도 “걱정하지 않는다”며 짐짓 여유를 부렸다.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김현종 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