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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계 2세 헤일리, 대통령 자격 없다"… 또 '출생지'로 딴지 거는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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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재선에 도전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이 공화당 내 경선 경쟁자인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미국대사의 '출생 배경'을 문제 삼고 나섰다. 출생(birth) 지역을 둘러싼 논란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주 쓰는 공격 카드지만, 매번 '근거 없는 주장'이란 비판을 받아 왔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최근 헤일리 전 대사의 상승세에 제동을 걸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 본인 계정에 '헤일리는 헌법상 미국 대통령·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는 내용의 글을 게시했다. 출처는 각종 음모론이 난무하는 친(親)트럼프 성향 사이트 '게이트웨이 펀딧'이다.
해당 글의 골자는 헤일리 전 대사가 1972년 사우스캐롤라이나주(州)에서 태어났을 때 인도 출신인 부모는 미국 시민권자가 아니었으므로, 그 역시 원래는 시민권을 갖지 못했다는 것이다. 미국 연방헌법은 대통령 자격을 △35세 이상 △미국 출생 시민권자 △14년 이상 국내 거주 등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근거 없는 거짓 주장"이라는 게 미국 언론들의 지배적인 평가다. 미국은 속인주의가 아닌 '속지주의'를 채택하고 있어서다. 속인주의는 출생 시 부모 국적을 따르지만, 속지주의는 그와 상관없이 '출생 국가'가 기준이다. 미 수정헌법 제14조도 '미국에서 태어나거나 귀화한 자, 그 사법권에 속하게 된 사람 모두 미국 시민'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헤일리 전 대사는 애초부터 미국인이라는 얘기다.
일각에선 반(反)이민자 정서를 부추기려는 의도로 해석한다. 헤일리 전 대사가 '인도계 이민자 2세'란 점을 부각해 그를 공격할 '제2의 버서(birther) 세력'을 만들려는 계산이라는 말이다. 버서는 하와이 출생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미국 본토에서 태어나지 않아 대통령 자격이 없다고 믿는 사람들로, 퇴임 직전까지도 그를 집요하게 괴롭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가세한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주요 선거 때마다 경쟁자들의 출생지를 두고 딴지를 걸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을 공격한 것은 물론, 2020년 대선 땐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부친이 자메이카계, 모친은 인도계라는 사실을 두고 음모론을 제기했다. 2016년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 때에도 쿠바 출신 아버지를 둔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의 출생 당시 이중국적(미국·캐나다)을 문제 삼았다. NYT는 "(유권자가) 헤일리에 대한 의구심을 품게 만들려고 거짓 주장을 펼친 것"이라며 "인종차별 발언이자, 트럼프의 전술 중 하나"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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