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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7일의 기다림... 특별법 통과에 이태원 유가족은 오열·안도·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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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월 9일. '그날'로부터 437일이 지난 날, 이태원 참사 특별법이 마지막 문턱인 국회 본회의를 넘었다. 본회의장 참관석 곳곳에선 표결 처리 전부터 숨 죽인 흐느낌이 터져 나왔다. 참관석에는 이태원 참사로 가족을 잃은 40여 명이 자리했다. 두 손을 모아 쥐거나 묵주를 쥐며 간절히 기도하던 유족들은 안도의 한숨을 몰아 쉬었다.
야당은 이날 오후 5시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제출한 수정안을 단독 의결했다. 여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은 표결을 앞두고 집단 퇴장했다. 이어진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의 반대 토론 발언을 듣던 중 몇몇 유족은 "그 입 다물라"고 오열하다 실신하기도 했다.
이날 처리된 민주당 수정안은 국회의장 중재안을 반영해 특별조사위원회 구성을 전제로 특검 관련 조항을 삭제하고, 시행일을 총선 이후인 4월 10일로 조정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여야는 본회의 직전까지 협상에 나섰지만, 끝내 합의 타결은 이뤄지지 못했다. 표결이 끝나고 참관석을 나온 유족들의 발걸음이 무거웠지만 서로의 등을 쓸어주며 위로했다.
앞서 특별법 처리는 정쟁 속에 여러 번 연기됐다. 각각 ‘피해보상’과 ‘진상규명’에 중점을 두고 법안을 낸 여야가 그간 절충점을 찾지 못하고 힘겨루기를 했다. 당초 지난달 20일과 28일 처리가 예고됐지만, 연달아 상정이 미뤄지며 유족들은 국회로 모였다가 황망히 발걸음을 돌려야했다. 유족은 본회의 상정 전날인 8일과 이날 오전 영하의 날씨를 뚫고 행진을 하거나 집회를 여는 등 법안 통과를 위해 온 힘을 쏟았다.
유족은 법안 통과를 환영하면서도 여전히 전전긍긍하고 있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정민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특별법이 아이들의 억울함을 밝혀주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며 "대통령은 이러한 소망이 담긴 특별법에 거부권을 행사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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