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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뜻대로 움직이는 미국 여론...“이민자에 강경해야” 63%, “출마 허용을” 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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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대선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뜻대로 미국의 여론 지형이 만들어지는 분위기다. 이민자에 대한 배타성이 강해지는 우경화 현상이 단적인 예다. 미국에선 또 정치인 잘잘못의 심판을 사법부나 행정부가 아닌 국민 몫으로 여기는 경향도 강하다. 대선 출마 자격 시비에 휘말려 연방대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불리하지 않은 구도다.
미국 CBS방송이 7일(현지시간)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조 바이든 행정부가 국경을 넘는 이민자에게 더 강경해야 한다”는 응답 비율이 지난해 9월 조사(55%) 때보다 8%포인트 증가한 63%로 나타났다. 여론조사기관 유고브와 함께 실시한 이번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경 상황이 위기”라는 대답도 지난해 5월(38%)보다 7%포인트 많아진 45%를 기록했다. 이런 변화를 주도한 쪽은 원래 국경 문제를 걱정하던 공화당 지지자보다 민주당 지지층과 무당파였다고 CBS는 설명했다.
이민자를 보는 시각 자체도 ‘반(反)이민’의 압도적 우위다. 응답자의 거의 절반(48%)이 장기적으로 이민자가 미국 사회를 더 나쁘게 만들 것이라 생각했다. 이민자 덕에 미국 사회가 더 나아지리라는 반대 믿음(22%)의 비율은 그 절반에도 못 미쳤다.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대와 일치하는 기류다. 반이민과 국경 강화는 그의 대표 의제다.
현재 미국인의 관심사를 봐도 보수 편향이 뚜렷하다. ‘미국이 직면한 가장 중요한 문제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민자와 국경’(21%)을 꼽은 응답자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29%) 다음으로 많았다. 상대적으로 진보적인 의제인 ‘민주주의 상태’(18%)나 ‘총기 폭력’(10%)은 뒤로 밀렸다.
3년 전 내란(1·6 의회 폭동) 가담 혐의가 있는 만큼 대선 후보 자격을 박탈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사법적 논란도 차츰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유리한 쪽으로 풀리는 형국이다. CBS·유고브 조사를 보면 전체 응답자의 과반(54%)이 “각 주(州)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름을 투표용지에 포함해야 한다”고 답했다.
콜로라도주 대법원과 메인주 정부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직 피선거권을 빼앗은 결정과 관련, 연방대법은 5일 구두 변론 날짜를 2월 8일로 잡으면서 신속 심리 의지를 시사했다. 최고 법원이라도 정치적 파장과 여론을 무시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기세 덕인지 트럼프 전 대통령의 행보는 갈수록 더 거침없다. 15일 첫 공화당 주별 경선이 치러지는 아이오와주에서 6일 유세한 그는 19세기 남북전쟁과 관련해 “협상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예제 종식을 위한 전쟁이 불필요했다는 뜻으로 미국 언론이 해석했는데, 이는 공유된 통념에 대한 노골적 도전이어서 공화당 내에서도 비판이 제기됐다.
1·6 의회 폭동 3년인 6일 “민주주의를 제물로 집권하려 한다”는 일갈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한 포문을 열고 본격 유세에 돌입한 민주당 유력 대선 후보 바이든 대통령은 3월 7일 의회에서 집권 4년 차 국정연설을 한다. 예상대로라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내 경선에서 사실상 승기를 굳힐 수 있는 ‘슈퍼 화요일(3월 5일·가장 많은 주에서 경선이 실시되는 날)’ 직후여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직접 겨냥하고 그와 차별화할 수 있는 의제가 제기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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