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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복제의 어제와 오늘, 또 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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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복제 양 ‘돌리’가 태어난 지 1년여 뒤인 1998년 1월 12일 유럽정상회의 12개국이 인간복제 실험금지협약에 서명했다. 영국과 독일은 빠졌지만, 법적 강제성을 지닌 첫 인간복제 규제였다. 돌리는 핵을 제거한 암컷 난자에 수컷의 체세포 핵을 융합한 ‘핵치환’ 수정란으로 탄생했다. 자크 시라크 당시 프랑스 대통령의 제안으로 상정된 저 협약은 포유동물도 암수 교배, 즉 정자와 난자의 수정 없이 복제될 수 있다는 충격적 사실에 대한 첫 정치적 제동이자 종교-문화적 반격이었다.
당시에도 일부 과학계는 반발했다. 러시아 농업과학아카데미 부회장이던 저명 유전학자 레프 에른스트는 “국가 기관의 적절하고 효율적인 통제는 필요하지만 잘 기획된 연구 성과를 금지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6월 캠브리지대와 캘리포니아대 공동연구진은 국제줄기세포학회 연례 회의에서 정자 난자 등 생식세포 없이 줄기세포만으로 ‘합성인간배아(synthetic human embryos)’를 생성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3개월 뒤인 9월 이스라엘의 한 연구소도 배아줄기세포로 초기 형태의 인간배아를 합성했다고 밝혔다. 두 팀의 연구 목적은 배아를 키워 복제인간을 만드는 게 아니라 수정 직후 배아의 발달과정을 연구하기 위해서라고 주장했다. 수정 후 6~28일간은 세포 덩어리였던 배아가 초음파 사진을 통해 태아로 식별되는 수준까지 분열 성장하는 시기. 발달장애 등 다양한 선천적 문제가 발생하는 단계로 추정되지만 연구된 바가 거의 없어 인간 발달의 ‘블랙박스’라 불리는 시기라고 한다.
과학계는 그 블랙박스가 해독되면 불임치료를 비롯해 여러 선천적 문제의 메커니즘을 규명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다. 물론 그렇게 합성된 배아를 자궁이나 인공자궁에 이식하는 것은 당연히 불법이지만 종교계와 생명윤리학계는 또 하나의 근원적인 과학의 도전에 직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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