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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지속가능 에너지는 주요 투자 지표… 화석연료 설 곳 줄어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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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2월 한국일보의 세 번째 베트남 특파원으로 부임한 허경주 특파원이 ‘아세안 속으로’를 통해 혼자 알고 넘어가기 아까운 동남아시아 각국 사회·생활상을 소개합니다. 거리는 가깝지만 의외로 잘 몰랐던 아세안 10개국 이야기, 격주 금요일마다 함께하세요!
‘친환경·재생 에너지 사용’은 더 이상 선진국이나 일부 환경운동가만의 구호가 아니다. ‘지속가능 경제’로의 전환을 좌우하는 사안이자, 새로운 무역 장벽으로 떠오른 지 오래다. 기후 대응에 뒤처질 경우 국가 산업과 기업 생존 문제로 이어질 수도 있다. ‘기후’보다 ‘경제 발전’에 초점을 맞추는 신흥국과 개발도상국도 예외는 아니다.
아시아 지역 에너지·금융 싱크탱크 ‘에너지시프트 인스티튜트’의 푸트라 아디구나 상무는 지난달 29일 한국일보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재생에너지는 글로벌 투자 시장의 자본을 끌어들이는 지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동남아 에너지 전환 상황은.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국가마다 편차가 크고 초점을 맞추는 분야도 다르다. 태양광에 많은 투자를 해 온 베트남은 동남아 지역에서 태양광 에너지를 선도한다. 필리핀은 미국에 이은 세계 2위 지열 에너지 생산국이고, 라오스는 수력 자원이 풍부하다. 말레이시아는 대규모 가스 생산국, 인도네시아는 세계 최대 석탄 수출국이다. 섬나라이자 도시국가인 싱가포르는 (국토 여건상 풍력이나 수력 발전이 불가능해) 인접국에서 많은 재생에너지를 수입하려 노력한다.”
-동남아 에너지 전환의 최대 걸림돌은.
“동남아에는 여전히 ‘젊은’ 석탄발전소가 많다. 석탄발전소는 통상 40년가량 운영되는데, 현재 아세안 국가의 많은 발전소 수명은 5~12년 정도다. 게다가 상당수는 ‘최소 25년간 활용 보장’ 등 엄격한 계약 관계에 놓여 있다. 좋든 싫든 당분간 사용을 지속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 경제 발전이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에 ‘값싼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많다. 아세안 회원국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선진국의 5분의 1 수준인 상황에서 동남아의 에너지 전환은 시기상조라는 주장이다.”
-그럼에도 ‘에너지 전환’을 지속해야 하는 이유는.
“넷제로(0)는 이미 전 세계적인 화두다. 한 국가·기업이 또 다른 국가 산업에 투자하려 할 때 해당 분야가 ‘녹색 에너지인지, 아닌지’가 중요한 지표가 되고 있다. 실제 청정에너지 투자는 화석연료 투자를 추월하기 시작했고, 인도네시아나 베트남 등에선 ‘큰손’ 투자자들의 외면으로 새 석탄발전소 건설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물론 각국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에너지 전환에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방향성은 분명하다. 앞으로 기존 화석연료가 설 곳은 더 좁아질 것이고, 동남아도 예외일 리 없다."
-지난달 막 내린 제28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 대한 평가는.
“‘탈화석연료 전환’ 첫 합의가 이뤄진 점이 의미 있다. 이전까지는 ‘석탄’ 사용을 줄이는 데 초점이 맞춰졌는데, 이번엔 처음으로 석유, 가스, 석탄 등을 아우르는 ‘화석연료’라고 표현된 점도 긍정적이다. 많은 사람이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을 명시하지 못한 부분에 실망감을 표했으나, 화석연료에서 재생에너지로의 전환 여정이 진행 중이고, 화석연료 시대가 끝나간다는 분명한 신호를 보낸 회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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