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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가 중무장… ‘두 전쟁’에 무기 주문량 사상 최대치 코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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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곳곳에서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전 세계가 치열한 군비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 이른바 ‘두 전쟁’이 장기화 흐름을 보이면서 안보 위협을 느낀 주변국도 중무장 흐름에 속속 가세하는 모습이다. 그 결과 세계 주요 방산업체의 올 상반기 수주 잔고가 지난 한 해 기록에 육박하는 등 군수 산업 활황기를 맞았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7일(현지 시간) 세계 최대 방산업체 15곳의 올해 상반기(1~6월) 무기·탄약 등 군수물자 수주 잔고가 7,640억 달러(약 984조 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작년 한 해 연간 수주 잔고는 7,776억 달러였다. 올해는 반년 만에 이 수치를 거의 따라잡은 셈이다. 연말 기준으로는 2배 가까이 성장할 가능성도 있다.
한국의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비롯한 15개 업체의 수주 잔고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인 2021년(7,020억 달러)에 비해 1년 새 10%나 증가했다. 사상 최대치 기록이었다. 중동에서도 분쟁이 격해지고 있어 올해 전체 기준으로 새 기록을 가뿐히 갈아 치울 것으로 전망된다.
F-35 전투기와 패트리엇 미사일 등을 생산하는 세계 최대 방산기업 미국 록히드마틴의 수주 잔고는 2021년 1,354억 달러에서 올해 상반기에만 1,580억 달러로 증가하는 등 급증세를 보였다. 15개 업체 중 1위였다. F-16 전투기를 만드는 미국 제너럴다이내믹스의 올해 상반기 수주 잔고도 914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22년 전체 수주 잔고(911억 달러)보다 많은 수치였다. 영국 최대 방산업체 BAE시스템스도 상반기에만 842억 달러의 수주 잔고를 기록, 지난 한 해 기록(708억 달러)을 훌쩍 넘어섰다.
폴란드에 K9 자주포 대규모 수출을 성공시킨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지난해 수주 잔고는 152억 달러로, 2021년(39억 달러)에 비해 약 4배나 불어났다. 올 상반기에도 148억 달러를 기록했다.
방산업계에 일감 주문이 끊이지 않는 것은 전 세계가 무한 군비 경쟁에 돌입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스웨덴 싱크탱크 스톡홀름국제평화문제연구소(SIPRI)는 지난해 세계 군사비 지출이 8년 연속 증가해 사상 최고치인 2조2,400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유럽의 경우 러시아에 맞서 2년째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느라 고갈된 자국 무기 비축량을 늘린 탓에 “최소 30년 만에 가장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럽 내 군비 경쟁을 촉발한 건 단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러시아는 내년도 국방 예산을 10조8,000억 루블(약 153조 원) 규모로 편성했다.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인 2021년(3조5,700억 루블)의 약 3배 규모다.
러시아의 군사력 증강에 따른 안보 위협에 내년 국방 예산을 2배로 늘린 폴란드 등 인접 동유럽 국가는 물론, 북유럽 국가들까지 중무장에 나서고 있다. 중립국 지위를 유지해 오다 최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에 나선 스웨덴과 핀란드는 지난해 국방비를 전년 대비 각각 12%, 36%씩 늘렸다.
전 세계 군사비 지출의 약 40%를 차지하는 미국의 내년 국방 예산은 전년보다 3%포인트 늘어난 8,860억 달러(약 1,152조 원)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통적인 군사강국이 즐비한 동북아도 군비 증강 흐름은 마찬가지다. 중국은 지난 3월 올해 국방예산을 전년 대비 7.2% 증가한 1조5,500억 위안(약 292조 원)으로 책정했다고 발표했다. 중국과 북한 억제력을 강화하겠다는 일본 정부도 내년도 예산안에서 방위비를 올해보다 약 16% 증액해 역대 최대 규모인 7조9,496억 엔(약 72조8,000억 원)으로 편성했다. 한국의 내년도 국방예산은 59조4,244억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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