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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 담 낙서 배후는 '이 팀장'... 300만원 준다더니 먹튀

입력
2023.12.26 12:00
수정
2023.12.26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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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배후 추적에 총력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복궁 영추문에서 문화재청 관계자들이 스프레이 낙서로 훼손된 담벼락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복궁 영추문에서 문화재청 관계자들이 스프레이 낙서로 훼손된 담벼락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이 경복궁 담벼락에 낙서를 하도록 미성년자에게 의뢰한 배후를 검거하기 위해 나섰다. 사이버수사대를 투입해 입금내역을 들여다 보는 등 범행을 사주한 이른바 '이 팀장'의 흔적을 쫓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26일 기자간담회에서 "경복궁 영추문 1차 낙서 사건의 17세 피의자가 '낙서 3건을 하면 수백만 원을 받기로 하며 10만 원을 선금으로 받았다'고 진술했다"며 "의뢰자 추적을 위해 사이버수사대를 투입, 휴대폰 포렌식과 입금자 확인 등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1차 낙서를 직접 실행한 임모(17)군은 16일 여자친구 김모(16)양과 함께 서울 종로구 경복궁 담벼락에 스프레이로 불법 영상 공유 사이트 홍보글을 낙서한 혐의(문화재보호법 위반 등)를 받는다. 임군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접촉한 의뢰인으로부터 '경복궁과 세종대왕상에 낙서를 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경찰에 털어놨다.

이 의뢰인은 11일 SNS 단체방에 '일을 하면 300만원을 주겠다'는 글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의뢰인은 자신을 불법 영상 공유 사이트 관계자 '이 팀장'으로 소개했는데, 메시지를 통해 임군의 범행을 전부 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뢰인은 임군이 범행을 마친 뒤 약속한 돈을 지급하지 않았고,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도망가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잠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경복궁 2차 낙서의 경우 모방범죄로 확인된 만큼, 거점 순찰 등 재발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방침이다. 2차 낙서 실행자 20대 남성 B(구속)씨는 경찰 조사에서 "문화재에 범행한 것을 나도 한 번 해보고 싶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경복궁과 덕수궁 등 서울 시내 5개 궁 주변을 집중 거점장소로 지정해, 형사기동대를 투입하는 등 순찰 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문화재청과 폐쇄회로(CC)TV 관제센터 등과 협업해 범죄예방과 함께 사건 발생 시 신속 대응이 가능한 협조 체계를 구축했다.

한편 불법 촬영 혐의를 받는 국가대표 축구 선수 황의조(31·노리치시티)의 소환 조사도 임박했다. 경찰은 황씨에게 27일 출석 요구를 통보했으나, 황씨 측으로부터 소속 구단 사정 등을 이유로 출석이 어렵다는 답변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조사 일정을 재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승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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