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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배자들이 받은 크리스마스 상품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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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크리스마스는 원래 미국 가수 도이 오델(Doye O’Dell)의 1948년 동명의 노래를 57년 엘비스 프레슬리가 다시 부르면서 널리 쓰이게 된 표현이라고 한다. 실연한 화자는 떠나버린 ‘당신’의 아마도 행복할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상상하며 자신의 처지를 한탄한다.
경찰관들의 처지가 노래의 화자와는 물론 다르다. 그들에게 크리스마스의 ‘우울’은 돌이킬 수 없는 상실의 우울이 아니라 일시적 결핍의 우울이고 어떤 활약으로 누군가를 도울 수 있는 기회의 우울이다. 그들의 블루 크리스마스는 악당을 체포하거나 응급 환자의 목숨을 구함으로써 누군가에게 또 자신에게 벅찬 크리스마스의 추억을 선사할 수도 있다. 또 별도 조직을 만들어 관내 불우 가정 아이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전달하는 적극적인 활동을 하기도 한다.
2017년 영국 사우스요크셔 경찰은 ‘크리스마스 함정 수사(sting operation)’로 멋진 ‘블루 크리스마스’를 보냈다. 시즌을 앞두고 경찰국은 절도와 음주운전 마약 등 혐의로 수배 중이거나 법정에 출두하지 않아 체포영장이 발부된 400여 명의 지역 범죄자들에게 그들의 마지막 주소지로 가짜 상품권 바우처를 보냈다. 경품 행사에 당첨돼 와인과 고급 간식 선물세트를 보내려 하니 배송받을 주소를 알려 달라는 내용이었다. 선물을 보내는 회사 역시 경찰이 꾸민 유령회사였다.
지인을 통해 바우처를 전달받은 이들 중 12%가 스스로 은신처 주소를 통보했고 대부분 체포돼 구금·재판을 받거나 벌금 등 처벌을 받았다. 일부는 누군가의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망쳐 놓았을지 모르는 상습 음주운전자로 당연히 그들의 면허는 박탈됐다. 경찰 관계자는 텔레그래프 인터뷰에서 “바우처 발송 비용은 경찰관이 해당 주소지에 나가 조사하는 데 드는 비용과 시간에 비해 훨씬 경제적이었다”고 말했다. 범의를 유발하지만 함정 수사는 대체로 용인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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