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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의사제·공공의대 법안 국회 상임위 통과… 의대 증원 정국에 새 불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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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들의 지역 의무 복무를 명시한 '지역의사제'와 '공공의대' 법안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했다. 정부가 추진 중인 의과대학 정원 확대와 맞물려 상당한 폭발력이 내재된 법안들이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심도 있는 논의가 없었다"며 유감을 표명했고, 3년 전에도 강력히 반발한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일방 추진"이라며 규탄하고 나섰다.
20일 열린 국회 복지위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지역의사 양성을 위한 법률안'과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안'이 가결됐다.
지역의사 법안은 민주당 김원이 의원과 권칠승 의원이 각각 2020년 7월 대표발의한 법안을 통합한 것으로, 기존 의대에 '지역의사선발전형'을 신설하는 게 골자다. 지역에서 선발한 학생들에게 장학금으로 학비를 지원해 중증·필수의료 기능을 수행할 의사로 육성한 뒤 의사가 부족한 지역에 배치하는 것이다. 의무 복무 기간은 10년이다. 지역의사 적용 지역 등은 대통령령으로 정하고, 대상은 의사·치과의사·한의사로 한정된다.
김성주 민주당 의원이 2020년 6월 대표발의한 공공의대 법안은 의사들이 수도권과 광역시에 집중돼 발생한 지역 의료서비스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의대가 없는 지역에 공공의대를 설립하는 내용이다. 입학금, 수업료, 교재비, 기숙사비 등 학업에 필요한 경비를 지원하는 대신 의료 취약지 의무 복무를 규정했다. 복무 기간은 지역의사 법안과 마찬가지로 10년이다.
지역의사제와 공공의대는 2020년 7월 문재인 정부가 10년간 의사 4,000명 추가 양성과 함께 추진했지만 그해 8월부터 시작된 의사들의 진료 거부 등 집단행동으로 무산됐다. 윤석열 정부 들어 지역·필수의료 강화를 위해 의대 정원 확대에 나선 복지부는 두 정책안을 "추후 검토하겠다"며 후순위로 미룬 상태다.
이날 복지위 전체회의에 참석한 조 장관은 지역의사제에 대해 "2025년 이후 의대 입학 정원이 구체화되지 않았는데 지역의사 선발 비율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하면 또 다른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며 "충분한 논의를 거친 후 다시 심의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공공의대 법안에 대해서도 "2020년에 불공정 선발 우려와 의무 복무의 위헌성, 실효성과 관련한 사회적 논란으로 논의가 중단됐다"며 "어떻게 보완할지 추가 논의 없이 의결을 추진한 것은 상당히 유감"이라고 했다.
반면 복지위 민주당 간사인 고영인 의원은 "지금 방향으로는 의사가 얼마나 늘어나든 필수·공공·지역 의료 공백 해소가 요원하다"며 "의대 정원 확대를 필수·공공·지역 의료체계 강화의 계기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지역의사제와 함께 공공의대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역의사제와 공공의대는 복지부와 의협의 힘겨루기가 이어지고 있는 의대 증원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21대 국회 임기 종료 전 본회의에서 통과된다면 정부가 계획한 2025학년도 의대 신입생 정원 확대가 틀어지고, 국립대병원을 서울의 '빅5 병원' 수준으로 키우겠다는 지역·필수의료 강화 대책도 재검토가 불가피하다. 이런 이유로 두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경우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이 또 한 번 행사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의대 증원을 놓고 집단행동까지 운운하는 의협은 즉시 발끈했다. 성명을 통해 "혈세 낭비와 부실 교육이 예상되는 법안을 충분한 사회적 논의나 합의 없이 강행 처리한 것을 강력히 규탄하고, 향후 발생될 모든 사회적 부작용의 책임은 오롯이 민주당에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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