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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우크라… '어깃장' 헝가리 넘어 유럽의 지원받는 데 성공할까

입력
2023.12.15 04:3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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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15일 유럽연합 정상회의… 올해 마지막 회의
최대 현안 '우크라 지원'… 71조 원·EU가입 착수 등
미국 '지원 회의론' 속 유럽 지원 못 받으면 타격

13일 노르웨이 오슬로 정부청사에서 요나스 가르 스토어 노르웨이 총리 뒤편으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보이고 있다.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은 북유럽 5개국 정상과 회담했다. 오슬로=로이터 연합뉴스

13일 노르웨이 오슬로 정부청사에서 요나스 가르 스토어 노르웨이 총리 뒤편으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보이고 있다.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은 북유럽 5개국 정상과 회담했다. 오슬로=로이터 연합뉴스

유럽연합(EU) 27개국 정상회의가 14, 15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다. 올해 마지막인 이번 정상회의의 최대 의제는 '우크라이나 지원'이다. 2024~2027년 총 500억 유로(약 71조 원) 지원,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협상 착수 등이 구체적 논의 대상이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표정은 어둡다. 친(親)러시아 국가인 헝가리가 우크라이나 지원 자체를 반대하고 있어서다. 두 안건 모두 회원국이 만장일치로 동의해야만 처리된다. 자금 지원 문제는 어느 정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EU 가입안은 특별한 진전이 없는 상태다.

에마뉘엘 마크롱(가운데) 프랑스 대통령이 13일 유럽연합·서발칸반도 정상회담이 열린 벨기에 브뤼셀에서 젤코 콤시치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브뤼셀=AP 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가운데) 프랑스 대통령이 13일 유럽연합·서발칸반도 정상회담이 열린 벨기에 브뤼셀에서 젤코 콤시치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브뤼셀=AP 연합뉴스


'우크라 자금 지원' 설득용? EU "헝가리 동결 기금 해제"

EU 집행위원회는 13일 성명을 통해 당초 헝가리에 배정됐으나 민주주의 훼손 등을 이유로 동결시켰던 기금 300억 유로(약 42조 원) 중 102억 유로(약 14조 원)에 대한 지급 절차를 재개한다고 밝혔다. EU가 요구해 온 사법 독립, 부패 방지 등을 위한 조치가 여전히 미흡하지만, 독립기관인 국가사법위원회 권한 강화 등 노력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철저한 평가를 거친 결정"이라는 게 집행위 설명이지만, 실제로는 헝가리가 우크라이나 자금 지원에 찬성하도록 유도하려는 '당근'이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정상회의 개막 하루 전 갑작스럽게 발표된 데다, 그간 헝가리가 'EU의 기금 동결 해제'와 '우크라이나 지원 찬성표'를 맞바꿀 의향이 있다는 뜻을 내비쳐 왔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번 집행위 결정을 두고 일각에선 "EU는 헝가리를 위한 물물교환 장소가 아니다"(알렉산더 드 크루 벨기에 총리)라는 비판 등이 나왔다. 다만 헝가리의 요구는 '동결 기금 전체 해제'였다는 점에서, 집행위 결정이 헝가리의 찬성표로 직결될지는 미지수다.

진전 안 보이는 'EU 가입' 논의... "끝까지 설득" 통할까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안건 전망은 현재로선 암울하다. 집행위는 이번 정상회의에서 회원국 승인을 얻어 내년 초 EU·우크라이나 협상에 착수하려 했다. 하지만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우크라이나가 EU 가입에 필요한 조치를 취했는지 불분명하고, 우크라이나의 가입이 EU 회원국들에 도움이 안 될 것"이라는 기존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고 있다.

EU와 우크라이나는 정상회의 종료 때까지 헝가리를 설득한다는 입장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3일 노르웨이 오슬로를 깜짝 방문, 북유럽 5개국 정상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그러나 회원국들은 자금 지원 안건의 경우처럼 적극적 찬성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다.

만약 우크라이나 지원안이 합의되지 않을 경우, 우크라이나엔 치명타가 될 공산이 크다. 미국 의회도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에 쓰일 614억 달러(약 80조 원) 규모의 예산안을 두 달 가까이 통과시키지 않고 있다. 서방의 우크라이나 지원 축소 또는 중단 흐름을 증폭시킬 수 있다는 얘기다.

베를린= 신은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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