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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살해한 뒤... 119보다 전직 국회의원 아버지에게 먼저 전화한 변호사

입력
2023.12.12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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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체포 당시 변호인도 이미 현장에 도착

아내를 둔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 대형 로펌 출신 미국 변호사 A씨가 12일 서울 성북구 성북경찰서에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송치되고 있다. 뉴시스

아내를 둔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 대형 로펌 출신 미국 변호사 A씨가 12일 서울 성북구 성북경찰서에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송치되고 있다. 뉴시스

부부싸움 도중 아내를 살해한 유명 로펌 출신 변호사가 범행 직후 검사 출신 전직 다선 국회의원인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변호사는 아버지가 현장에 도착하고 나서야 119에 신고했다.

12일 경찰에 따르면, 살인 혐의를 받는 미국 변호사 50대 A씨는 아내를 숨지게 한 직후 119와 경찰 신고에 앞서 전직 국회의원 출신인 아버지에게 전화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아버지가 범행 현장에 도착한 다음에야 119에 "아내가 머리를 다쳤다"며 신고했다. 이후 A씨의 변호사가 현장에 합류, 경찰이 A씨를 체포하는 당시 그의 곁에는 아버지와 변호사가 함께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조사 결과 피의자 아버지의 범죄 혐의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A씨는 지난 3일 오후 7시 50분쯤 종로구 사직동의 한 주상복합아파트에서 아내를 둔기로 폭행해 사망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현장을 수색 중이던 오후 9시 30분쯤 A씨를 긴급 체포했다. 현장에서는 금속 소재의 둔기도 발견됐다.

A씨 부부는 평소 금전 문제와 성격 차이로 불화를 겪었고, 범행 당일에도 비슷한 이유로 다툰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부검 결과, 피해자 사인이 경부 압박 질식과 저혈량 쇼크 등이 겹친 것으로 추정된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1차 구두 소견을 받았다. A씨는 국내 대형 로펌 소속이었지만 현재 퇴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이날 살인 혐의로 A씨를 서울중앙지검에 구속 송치했다. 오전 8시쯤 성북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온 A씨는 '혐의를 인정하느냐', '자녀에게 할 말이 있느냐' 등 취재진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호송차에 탑승했다.

이승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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