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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인대회의 시작-전개와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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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인대회에 대한 인류의 첫 기억은 그리스 신화 속 ‘파리스의 심판’일 것이다. 트로이 왕자 파리스는 여신 헤라와 아테나, 아프로디테 중 가장 아름다운 자를 고르게 한 불화의 여신 에리스의 계략에 엮여 헤라가 내건 출세(군주)와 아테나의 전공(戰功)이란 미끼 대신 미인(헬레네)을 주겠다는 아프로디테에게 황금사과를 건넨 탓에 파국의 운명을 맞는다. 신의 기획으로 시작됐다는 미인대회의 그럴싸한 기원을 역대 어느 대회 조직위원회도 부각하지 않는 까닭도 불화로 시작돼 파멸로 끝난 불길한 사연 때문일 것이다.
심사위원들이 여성의 용모를 평가해 우열을 가리는 지금 형식의 미인대회는 1850년대 미국 서커스 기획자 P.T. 바넘(Phineas T. Barnum)에 의해 시작됐다. 그는 1854년 ‘미국에서 가장 예쁜 여성 선발대회’를 열고 미녀 사진 공모전과 전시회도 개최했다. 제1회 미스아메리카는 1921년 9월 애틀랜틱시티에서 열렸고, 1951년 미스월드대회가 시작되면서 경연 무대가 세계로 확장됐다.
경연 규모와 범위가 커지면서 미인대회는 유럽계 백인의 미학에 편중돼 있다는 비판과 반발을 샀고 페미니즘이 확산되면서 성 정치적 억압-착취의 상징으로 지탄받았다.
메이저 미인대회들도 나름 시대의 요구에 순응해왔다. 다수의 대회가 수영복 심사 등을 배제했고 미스유니버스 조직위는 2012년 트랜스젠더 출전을 허용했다. 1977년 최초의 흑인 미스유니버스(Janelle Commissiong, 트리니다드 토바고 출신)가, 1987년 최초의 흑인 미스아메리카(Vanessa Williams)가 탄생했다.
2019년 12월 14일, 미스월드 선발대회에서 자메이카 출신 23세 여성 토니-앤 싱(Toni-Ann Singh)이 왕관을 차지함으로써 그해 5대 메이저 미인대회(미스USA, 미스Teen-USA, 미스아메리카, 미스유니버스)를 모두 흑인이 석권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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