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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과생이 97% 점령한 수학 1등급... 문과침공 이대로 방치할 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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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수학 1등급을 받은 수험생 97%가량이 이과생이라고 한다. 수학 과목에서 압도적인 점수 차이를 무기로 이과의 ‘문과 침공’ 은 더욱 극성을 부릴 것으로 우려된다.
종로학원이 수능 응시생 3,198명의 성적을 분석한 결과 수학 선택과목 중 미적분과 기하를 택한 수험생이 1등급의 96.5%를 차지했다. 전체 응시생 중 미적분∙기하를 선택한 학생은 55%인데, 수학 1등급을 거의 싹쓸이한 것이다. 작년(81.4%)보다도 확 높아졌다. 수학 선택과목은 3개인데 통상 이과생이 난도가 높은 미적분과 기하를, 문과생은 상대적으로 쉬운 ‘확률과통계’를 선택한다.
이는 수능 성적표에 100점 만점의 원점수가 아니라 과목 난이도에 따라 보정한 표준점수와 이에 따른 등급만 나오는 데 구조적 원인이 있긴 하다. 표준점수는 시험이 어려울수록 높아지는 상대적 점수다. 확률과통계보다 어려운 미적분∙기하를 보면 원점수가 같아도 높은 표준점수를 받는데 올해는 격차가 더 벌어졌다. 미적분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148점인 반면 확률과통계는 137점으로 무려 11점이나 차이가 났다.
2023학년도 입시에서 서울대 인문∙사회계열 정시 최초 합격자 중 이과생 비율이 51.6%로 절반을 넘었다. 경제학부나 경영학부는 합격자 3명 중 2명 이상이 이과생이었다. 내년 입시에서는 이과생들의 문과 침공이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 자명하다. 문과생들은 문과라는 이유만으로 불이익을 당해 ‘재수’를 택하고, 이과생들은 전공에 적응하지 못하고 ‘반수’를 하는 악순환이다. 문과를 죽이는 게 문∙이과 통합수능 취지인가.
현재 중2 학생들이 치르는 2028학년도 수능부터 선택과목을 폐지하겠다지만 4년 뒤 일이다. 선택과목 난이도 조절, 대학의 신입 선발 기준 변경, 투명한 정보 공개 등 당장 문과 침공 최소화를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이 없지 않다. 45%의 문과생들을 낙오자로 만들지 않으려는 노력은, 킬러문항 배제보다 훨씬 더 중요한 일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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