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수능' 전국 유일 만점자 "서울대 못 가도 후회 없어요"

입력
2023.12.08 10:55
수정
2023.12.08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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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외대부고 유리아씨 "얼떨떨해"
의대 진학 위해 재수... "국어 어려웠다"
과학 응시 과목 달라 서울대 원서 못 내
"뇌 공부 열심히 해 사회에 기여할 것"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전국에서 유일하게 만점을 받은 용인 한국외국어대학교 부설 고등학교(용인외대부고) 졸업생 유리아씨.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전국에서 유일하게 만점을 받은 용인 한국외국어대학교 부설 고등학교(용인외대부고) 졸업생 유리아씨.

'불수능'으로 정평이 난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전국 유일하게 만점을 받은 수험생은 용인 한국외국어대학교 부설 고등학교(용인외대부고) 졸업생인 유리아(19)씨인 것으로 확인됐다.

8일 유씨는 연합뉴스, YTN 등과의 인터뷰에서 "스스로도 수능 만점이라는 게 생각지도 못한 결과라서 아직 얼떨떨하고 실감이 많이 나진 않는다"며 "많이 놀라우면서도 기쁜 상태"라고 밝혔다.

유씨는 지난해 수능을 치른 뒤 몇 문제를 실수한 탓에 자신이 원하던 의과대학에 가기 어렵다고 판단, 재수 끝에 이번 성적을 얻었다. 지금까지 가채점 만점자라고 나서지 않았던 데 대해서는 "시험을 보고 난 뒤에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고 만점이 없을 것 같다는 기사를 봤다"며 "가채점 결과 다 맞게 푼 것 같았지만 정답을 제대로 적었는지 헷갈리는 문제가 하나 있어 '아닌가 보다' 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유씨가 원하던 의대에 진학할 가능성은 높지만 서울대 의대에는 원서를 낼 수 없다. 서울대 의대가 응시 자격으로 요구하는 과학탐구 영역(화학, 물리)이 아닌 생물과 지구과학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유씨는 원래 생물과 지구과학을 좋아했기에 자신의 선택에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다.

가장 어려웠던 문제로는 국어에서 현대소설 '골목 안'이 지문이었던 문제를 떠올리며 "맥락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만점을 받은 비결로는 '꼼꼼한 문제 읽기'를 꼽았다. 유씨는 "올해 공부하면서 문제의 문장 하나하나를 제대로 읽어서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느꼈다" "그 외에는 기출문제를 많이 풀어본 게 효과를 본 것 같다"고 말했다.

유씨는 재수 기간 동안 오전 7시 30분부터 오후 10시까지 하루 14시간 30분가량을 학원과 독서실 등에서 공부에 투자했다고 한다. 특히 "수능 시험이 아침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은 무조건 동일하게 유지했다"며 "아침 공부를 익숙하게 하는 습관을 중요하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외 주말에는 잠을 자거나 아버지와 영화를 보며 휴식을 취했다고 한다.

유씨는 그동안 전교 1등도 해본 적 없다며 쑥스러운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그는 "내신으로는 학교에서 최상위권이 아니었고, 모의고사는 상위권이었지만 1등을 해본 적은 없다"고 설명했다.

의대 진학을 꿈꾼 배경에 대해선 "고등학교 때부터 뇌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며 "외할아버지와 친할머니가 알츠하이머병을 앓으셔서 더 관심이 생겼고, 뇌에 관한 공부를 열심히 해서 사회에 기여하는 쓸모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전했다.

유씨의 어머니는 "리아를 비롯해 자녀가 3명 있는데 각각의 성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자율적으로 키우려고 한 게 전부"라며 유씨의 수능 만점 소식에 비교적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최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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