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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학가 뒤흔드는 '반유대주의' 물결... 명문대 총장들 '사퇴 압박'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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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유명 대학교 총장들이 최근 캠퍼스를 뒤흔들고 있는 '반(反)유대주의' 물결과 관련해 사퇴 압박까지 받고 있다. 학내에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공을 비판하고 팔레스타인 지지를 표명하는 차원에서 나온 '유대인 학살' 등 과격 발언을 두고, '표현의 자유'를 언급하며 모호한 태도를 취했기 때문이다. 백악관이 이들을 비판하는 등 정치권으로도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 대서양을 건너 미국 대학가를 점점 더 뒤흔들고 있는 모습이다.
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펜실베이니아대, 하버드대, 매사추세츠공대(MIT) 등 소위 미 명문대 총장들은 전날 하원 교육인력위원회 청문회에 나란히 출석했다. 의원들은 집중 포화를 퍼부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이후 학내에 번진 반유대주의 발언 및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에 대해 학교 측이 징계 여부를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는 게 이유였다.
이날 리즈 매길 펜실베이니아대 총장은 "유대인을 학살하자는 (일부 학생의) 과격한 주장은 대학의 윤리규범 위반이 아니냐"는 엘리즈 스테파닉 공화당 의원의 질문에 "그런 위협이 실제 행동이 되면 괴롭힘이 될 수 있다"고 답했다. 다소 애매한 답변이 나오자 스테파닉 의원은 윤리규범 위반 여부를 '예 또는 아니오'로 말하라고 추궁했다. 매길 총장은 그러나 같은 발언을 반복하며 "상황에 따라 결정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클로딘 게이 하버드대 총장도 같은 질문에 "(유대인 학살은) 끔찍한 발언"이라면서도 "하버드대는 폭넓은 표현의 자유를 인정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게이 총장은 "발언이 행동으로 이어질 때 윤리규범을 위반하는 것"이라며 매길 총장 발언에 동조하기도 했다. 샐리 콘블루스 MIT 총장 역시 "공개적 성명이 아닌 (유대인) 개인을 겨냥한 발언일 경우엔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세 총장 모두 발언이나 시위만으로 징계 대상은 아니라는 태도를 취한 것이다.
정치권은 여야 할 것 없이 비판하고 나섰다. 밥 케이시 민주당 상원의원은 매길 총장 발언을 두고 "모욕적"이라며 "표현의 자유는 기본적인 것이지만, 유대인 학살을 요구하는 건 그 자체로 괴롭힘"이라고 말했다. 백악관도 가세했다. 앤드루 베이츠 백악관 대변인은 "유대인에 대한 조직적 살해를 옹호하는 것"이라는 성명을 냈다.
상황이 심상치 않자 대학 총장들은 해명에 나섰다. 게이 총장은 청문회 후 성명을 통해 "하버드 내에서 유대인 학생을 위협하는 자들은 반드시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대학 안팎에선 총장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조시 샤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는 매길 총장을 겨냥해 "대학을 계속 대표할지 이사회가 결단을 내려야 할 때"라며 이사회 소집 필요성을 거론했다. 진보학자로 꼽히는 로렌스 트라이브 하버드대 교수는 게이 총장 발언에 대해 "우유부단하고 형식적이며, 기괴할 정도로 애매한 대답들은 나를 비롯해 동료 교수들과 학생들, 친구들을 괴롭혔다"고 자신의 엑스(X)에 썼다.
다만 일각에선 반론도 나온다. 이스라엘의 민간인 살상 비판 차원에서 나온 '구호'라는 맥락을 살펴야 한다는 이유다. 대학 캠퍼스 내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는 '개인 권리와 표현을 위한 재단'의 니코 페리노 부회장은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뷰에서 "언어가 괴롭힘, 진정한 위협 또는 선동과 같은 범주에 포함되는지를 평가할 땐 '상황'이 중요하다"며 '표현의 자유' 차원에서 총장들의 답변이 적절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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