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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흔들리나… 우크라서 자꾸 나오는 '공개 저격'

입력
2023.12.04 17:50
수정
2023.12.04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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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시장·참모총장 "대통령 전쟁 전망 틀렸다"
'권력 독점' 지적... "우크라, 러시아처럼 될 것"
대선 앞둔 경쟁자 비판? 장기전 책임론 직면?

지난해 4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수도 키이우 외곽 도시인 부차를 방문하고 있다. 부차=AFP 연합뉴스

지난해 4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수도 키이우 외곽 도시인 부차를 방문하고 있다. 부차=AFP 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향한 내부 인사들의 '공개 저격'이 최근 잇따르고 있다. 1년 9개월 넘도록 계속되고 있는 러시아와의 전쟁 탓에 당초 내년 3월로 잡혀 있었으나 일정이 불투명해진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숙적 또는 경쟁자들의 '젤렌스키 흔들기'가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동시에 뚜렷한 성과 없는 장기전으로 인해 불가피해진 책임론에 직면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평가도 있다.

"전쟁 이후 책임져야" 직격... '전황 과대 포장' 비판도

4일(현지시간) 스위스 20미누텐(20minuten·20분), 독일 슈피겔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비탈리 클리치코 시장은 이들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에 대한 성토를 쏟아냈다. 클리치코 시장은 "사람들은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침공을 우크라이나가 왜 제대로 방어하지 못했나' 등을 궁금해하는데, (대통령에게는) 현실과 맞지 않는 정보가 너무 많았다"며 "전쟁 초기에 러시아의 공격을 버텨낸 건 중앙정부가 아니라 지방정부였다"고 말했다. 이어 "전쟁이 끝나면 모든 정치인은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젤렌스키 대통령이 전황을 '과대 포장'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지난달 한 외신 칼럼을 통해 "전쟁에서 아름다운 돌파구는 없을 것이며, 전쟁이 길어질수록 러시아에 유리하다"고 밝혀 젤렌스키 대통령의 눈총을 받았던 발레리 잘루지니 우크라이나 참모총장의 편을 든 것이다. 그간 젤렌스키 대통령은 "서방이 돕는 한 우크라이나는 승리할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클리치코 시장은 "우리는 직원, 파트너에게 '기분 좋은 거짓말'을 할 수 있으나, 영원히 그럴 수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가운데)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하르키우 쿠피안스크에 있는 우크라이나 육군 지휘소를 방문해 부대 지휘관의 전황 브리핑을 듣고 있다. 쿠피안스크=AFP 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가운데)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하르키우 쿠피안스크에 있는 우크라이나 육군 지휘소를 방문해 부대 지휘관의 전황 브리핑을 듣고 있다. 쿠피안스크=AFP 연합뉴스


"권력 지나쳐" 비판도... 젤렌스키 측, 갈등설 '부인'

젤렌스키 대통령과 측근들에게 지나치게 막강한 권력이 쏠려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크라이나 보안국이 미국 수도 워싱턴으로 향하는 페트로 포로셴코 전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내린 출국금지 명령을 두고 '비민주적'이라는 평가가 나온 게 대표적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전쟁 중 대선 불가' 입장을 취하는 데 대한 국내외 비판도 상당하다. 클리치코 시장은 "어느 시점에 이르러선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다르지 않게 될 것"이라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다만 젤렌스키 대통령과 측근, 내각은 '내부 갈등설'을 일축하고 있다. 루스템 우메로우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정부 내에) 갈등은 없다"고 말했다고 키이우포스트는 전했다.

베를린= 신은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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