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이 가자지구로 돌아왔다” 이스라엘 공습 재개에 팔레스타인 절규

입력
2023.12.02 11:16
수정
2023.12.02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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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 재개 하루 만에 178명 숨져
휴전 기간 반입된 구호물품 소진
"불 피우기 위해 전봇대 자른다"

1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전투가 재개된 가운데, 한 팔레스타인 여성이 가자지구 남부 도시 칸유니스에서 통곡하고 있다. 칸유니스=로이터 연합뉴스

1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전투가 재개된 가운데, 한 팔레스타인 여성이 가자지구 남부 도시 칸유니스에서 통곡하고 있다. 칸유니스=로이터 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일시 휴전 7일 만에 전투를 재개한 가운데 가자지구 인도주의 참사가 재현되고 있다. 하루 동안 700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한 데 이어 식량과 연료도 급속도로 소진됐다.

1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보건부는 일시 휴전이 종료된 이날 팔레스타인인 178명이 숨지고 489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부상자 대다수는 여성과 어린이였다고 보건부는 덧붙였다.

찰나 같던 교전 중지 기간이 끝나고 되찾아온 전쟁에 민간인들은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는 “지난 24시간 동안 이스라엘방위군(IDF)의 공격으로 가자지구 남부 도시 칸유니스의 건물이 여럿 파괴됐다”며 “칸유니스와 라파 등 가자지구 남부 전역에서 공격이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매체는 IDF가 '이제 남부가 전투 지역이 되었다. 더 남쪽 지역인 라파로 이동하라'고 경고하는 전단지를 칸유니스에 배포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 구호단체들은 전쟁 재개 이후 가자지구의 식량과 연료가 급속도로 떨어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7일간 하루 수백 대의 트럭이 구호물품을 싣고 가자지구로 진입했으나, 이날 전투 재개 후 이스라엘은 다시 국경을 폐쇄했다. 잠시 흘러 들어온 구호품은 고사 상태였던 가자지구를 회복시키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칸유니스의 한 유엔 대피소 관계자는 "시장에는 먹을 게 없고 밤에는 추워서 아이들이 큰 고통을 겪고 있다"면서 "사람들은 불을 피울 나무를 구하기 위해 전봇대를 자른다"고 설명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가자지구 내 36개 병원 중 절반만이 겨우 운영되고 있다면서 "우리는 다시 시작된 폭력을 극도로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BBC는 “텐트에서 잠을 자고 있는 사람들은 날씨가 추워지는 데 대처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이스라엘은 전투 재개 책임을 하마스에 돌렸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수석 고문인 마크 레게브는 BBC에 “하마스가 더 많은 인질을 석방했다면 전투 중단을 연장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도 이날 브리핑을 열고 "하마스는 교전 중지를 연장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석방 대상) 인질 명단을 제공하는 데 실패했다"고 말했다.

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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