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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석연료 대기오염에 매년 510만명 사망"… COP28 개막 직전의 경고

입력
2023.11.30 19:0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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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오염 830만 명 숨져... 61%는 화석연료 탓"
국제연구팀 "기존 사망자 추정치보다 훨씬 많아"
30일 개막한 COP28서도 중점적으로 다뤄질 듯

지난달 6일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 앞에서 그린피스 활동가들이 세계 화석연료 생산·소비를 반대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파리=로이터 연합뉴스

지난달 6일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 앞에서 그린피스 활동가들이 세계 화석연료 생산·소비를 반대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파리=로이터 연합뉴스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대기오염으로 전 세계에서 연간 500만 명 이상이 목숨을 잃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화석연료의 단계적 사용 중단, 온실가스 감축 문제 등을 논의하는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제28차 당사국총회(COP28)가 30일(현지시간) 개막한 가운데, 이번 회의에서도 비상한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영국 가디언은 29일 국제학술지 영국의학저널(BMJ)에 게재된 연구 논문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영국·미국·독일·스페인·키프로스 등의 전문가들로 이뤄진 국제연구팀은 ‘세계질병부담(GBD)’ 연구 데이터,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 위성 기반 미세먼지 및 인구 자료 등을 토대로 대기오염 현황과 산업·발전·운송 분야의 화석연료 사용 영향 등을 분석했다.

논문에 따르면, 2019년 지구촌에서 초미세먼지와 오존 노출로 인해 숨진 사람은 830만 명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특히 이 중 61%인 510만 명이 화석연료 사용이 유발한 대기오염 탓에 ‘피할 수도 있었던’ 사망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이달까지 집계한 전 세계 코로나19 누적 사망자 수(698만 명)에 육박하는 수치다.

연구팀은 “지금까지 보고됐던 추정치보다 훨씬 많은 사망자 수”라며 “화석연료의 단계적 사용 중지가 사망률 감소에 미칠 영향이 기존 인식보다 더 클 수 있다는 점을 보여 준다”고 설명했다. 가디언은 “COP28 개막 하루 전 발표된 이 연구 결과는 세계 각국 지도자들에게 화석연료 사용에 대한 조치를 취하도록 압력을 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30일 개막해 2주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리는 COP28에선 각국이 세운 온실가스 감축 목표 등에 대한 ‘전 지구적 이행 점검(GST)’이 이뤄진다. 이러한 조치는 지구 평균 기온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섭씨 1.5도 이내로 제한하기로 한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 이후 처음이다.

문제는 벌써부터 회의론이 강하게 일고 있다는 점이다. 우선 세계 온실가스의 45%를 배출하는 미국과 중국의 정상들이 모두 불참을 선언했다. COP28의 무게감부터 대폭 낮아졌다.

‘개최국 리스크’도 불거졌다. 의장국인 UAE가 화석연료 사용 중단 또는 감소를 전 세계에 촉구하기는커녕, COP28을 자국의 ‘석유 세일즈’에 활용하려 한다는 의혹이 불거진 탓이다. 영국 BBC방송은 지난 27일 COP28 의장단이 작성한 내부 문건에 UAE 국영석유회사(ADNOC)의 천연가스 공급 등 사업 홍보 계획이 담겼다고 보도했다. COP28 의장을 맡은 술탄 아흐메드 알자베르 UAE 산업첨단기술장관은 ADNOC 대표를 겸직하고 있다.

위용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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