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조사업무 이관, '전직 수사관 2000명 투입안' 유력

[단독] 학폭 조사업무 이관, '전직 수사관 2000명 투입안' 유력

입력
2023.12.01 04:30
수정
2023.12.01 09:27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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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길 먼 교권 보호]
전직 수사관 교육청 학폭센터에 배치해
사안조사 업무 담당... SPO 증원도 추진

윤석열 대통령이 10월 6일 대통령실에서 열린 교권 보호 4법 개정 계기 유·초·중·고·특수학교 현장 교원과의 대화에서 참석자들과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교육부가 현직 교사가 맡고 있는 학교폭력 사안조사 업무를 전직 수사관에게 맡기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교육부는 학교폭력 증가 추세를 감안해 전직 수사관 기용 규모를 2,000명으로 산정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교사들과 만나 '학교폭력 경찰 일임'을 언급한 데 이은 후속 대책으로, 서이초 사건을 계기로 교권 보호를 요구해 온 교단의 핵심 숙원이 풀릴지 주목된다.

30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교육부는 교사들의 학교폭력 업무 부담 경감을 위해 전직 수사관 2,000명을 시도교육청 산하 '학교폭력 제로센터'(제로센터)에 배치해 학교폭력 사안조사를 담당하게 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제로센터는 일선 학교의 학교폭력 처리, 학생 상담 및 관계 개선 업무 등을 지원하는 조직인데, 앞으로 센터가 학교폭력 처리 업무 일부(사안조사)를 직접 수행하게 하고 인력을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센터가 사안조사를 맡을 학교폭력 사건 범위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학교 현장의 요청을 감안할 때 학교 밖에서 발생했거나 피해가 중대한 사건을 우선적으로 맡길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경미한 학교폭력 사건(2주 이내 치료 진단, 지속적이지 않은 경우, 재산상 피해가 없거나 즉각 복구된 경우 등)은 학교장이 자체 해결할 수 있는데, 이 조건을 벗어나는 학교폭력을 중대 사안으로 간주해 조사 업무를 이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학교폭력이 학교 밖에서 일어난 경우도 교사는 강제조사권이 없어 폐쇄회로(CC)TV 등 입증자료 확보가 어렵고 가해·피해자 양측 학부모로부터 민원이 다량 발생해 고충이 컸다.

이렇게 되면 교사들의 학교폭력 업무 부담은 상당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은 학교폭력이 발생하면 학교폭력 책임교사가 교감, 전문상담교사, 보건교사와 전담기구를 구성해 사안조사를 한다. 여기에는 관련 학생 면담조사, 입증자료 수집, 조사보고서 작성 업무가 수반된다. 학교폭력은 2022학년도에만 6만2,053건에 달할 만큼 빈발하는 사안이라, 학교폭력 책임교사는 교사들 사이에서 '기피 1순위' 업무로 꼽힌다. 학생부장과 같은 보직을 맡는 게 아니라면 수당도 없다.

교육부는 다만 윤 대통령의 언급대로 학교폭력 업무를 경찰에 이관하는 방안은 정부의 공무원 인원 동결 기조와 상충해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학교전담경찰관(SPO)을 늘려 학교폭력 사안 처리를 돕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교육부는 SPO 1인당 평균 담당 학교 수를 현행 12개에서 10개로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데, 그러려면 현재 1,022명인 SPO를 200명가량 증원해야 한다.

교육부 검토안을 두고 ①전직 수사관이 학교폭력 사안을 실효성 있게 조사할 수 있을지 ②가해·피해 학생의 화해, 가해학생 선도와 같은 교육적 해결이 약화하지 않을지 우려가 따른다. ①번 우려와 관련해 교육청 소속인 이들을 특별사법경찰관으로 지정해 조사권을 보장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②번 우려와 관련해서는 일부 교육청에서 교육부에 '생활교육 전담교사'를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해 달라는 의견을 전달했다. 일반 교과 교사가 연수를 받고 진로 전담 교사로 일하는 경로를 차용해 학교폭력 예방, 관계 개선, 사안조사를 전담하는 교사를 두자는 것이다.


홍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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