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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회견 못한 한중일 외교장관, 정상회담 속도 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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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 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무장관이 26일 부산에서 손을 맞잡고 3국 협력을 발전시키자는 데 합의했다. 한중일 3국 외교장관회의가 열린 건 4년 3개월 만이다. 이번 만남에선 한중 한일 중일 양자 외교장관회담도 이어졌다. 그동안 코로나19와 과거사 문제 등으로 미뤄져 온 한중일 외교장관회의의 재개는 3국 고위 외교 채널 복원 차원에서 의미가 적잖다. 한중일 협력이 다시 정상화로 가는 중요 이정표다.
하지만 오랜만에 만나 3국 협력의 뜻을 모은 자리에서 갑자기 중국 측 사정으로 공동기자회견도 못한 건 유감이다. 사실 한중일 외교장관회의는 3국 정상회의의 전초전 성격이 강하다. 이번 만남에서 한중일 정상회의의 구체적 일정이 도출될 것이란 예상이 나왔던 이유다. 그러나 결국 시점은 나오지 않았다. 박 장관은 "정상회의 개최가 가시화할 수 있도록 필요한 준비를 가속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한중 정상회담이 불발된 데 이어 연내 한중일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도 희박해지면서 한중 간 소통 부족에 대한 우려는 더 커졌다. APEC 현장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미일 정상은 물론 브루나이·피지 정상과도 회담을 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은 뺐다. 반면 한일 정상은 올해 7번이나 만났다.
이번 회의는 한중일 3국 협력의 길이 여전히 멀고 순탄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 그럼에도 가야 할 길이다. 세 나라가 전 세계 인구와 글로벌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도 넘는다. 한중일이 상호존중과 호혜의 정신으로 협력한다면 지역 안보뿐 아니라 전 지구적 과제를 해결하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 이미 3국은 오랜 역사 속에서 서로 얽혀있고 현재 경제적으로도 공급망과 국제 분업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자주 만나 갈등은 줄이고 이해는 넓히는 게 서로에게 이익이다. 왕 부장도 "중국은 한국과 소통을 강화하길 원한다"고 했다. 말에 그쳐선 안 된다. 3국 정상회의의 조기 개최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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