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젊은 고혈압' 100만 명 시대.…원인은 ‘비만’과 ‘스트레스’

입력
2023.11.24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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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 최고] 비만이라면 고혈압 발병 위험 5배 커져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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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유병률 1위인 고혈압은 심장·뇌· 콩팥 관련한 다양한 합병증을 일으킨다. 특히 기온이 떨어지면 근육·혈관이 체온 유지를 위해 수축하기에 고혈압 환자라면 위험할 수 있다.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최원호 순환기내과 전문의는 “고혈압은 '침묵의 살인자'라고 불릴 만큼 증상이 거의 없어 병을 키우는 사례가 많다”며 “특히 20~30대 젊은 고혈압 환자는 질환 인지율이 낮아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고 방치할 때가 많은데, 이는 결국 사망 위험성이 높은 다양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대한고혈압학회가 발표한 ‘고혈압 팩트 시트 2023’에 따르면 국내 20세 이상 성인 인구의 28%(1,230만 명)가 고혈압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혈압 환자가 늘면서 몇 년 새 20~30대 젊은 환자도 크게 증가했다. 실제로 지난 2017년 20~30대 고혈압 환자는 81만1,106명에서 2022년 99만715명으로 5년 새 22% 증가했다.

고혈압은 18세 이상에게서 수축기(최고) 혈압이 140㎜Hg 이상이거나 확장기(최저) 혈압이 90㎜Hg 이상인 상태를 말한다. 크게 원인 질환이 발견되지 않은 본태성(1차성) 고혈압과 원인 질환이 밝혀져 있는 2차성 고혈압으로 나뉜다. 전체 고혈압 환자의 95%는 본태성 고혈압이다.

20~30대 젊은 고혈압 환자가 증가하는 원인은 과로·스트레스·배달 음식과 외식 위주 소비 트렌드 변화·운동량 부족에 의한 비만 인구 증가·음주·흡연 등이 꼽힌다.

최근 마라탕·엽기 떡볶이 등 젊은 층에서 유행하는 자극적인 음식은 비만 원인이 된다. 비만이 혈압을 올리는 신경전달물질 분비를 증가시켜 혈압을 높이므로 고혈압을 유발할 수 있다. 비만이라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고혈압 발생 확률이 5배나 높다.

갑자기 두통과 어지럼, 눈 충혈이 생기거나 코피가 난다면 고혈압을 의심할 수 있다. 이명이 생기거나 숨이 차고 심장이 두근거리는 증상이 지속될 때도 고혈압일 수 있다.

문제는 젊은 고혈압 환자는 혈압이 높아도 머리가 아파도 잘 인지 못하는 사례가 많고 고혈압 진단을 받아도 방치한다는 점이다.

높은 혈압을 장기간 방치하면 심장 벽이 두꺼워지고 심장 기능이 떨어지는 심부전과 협심증, 심근경색, 대동맥이 찢어지는 대동맥박리증 같은 위험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으며 급사로도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고혈압으로 진단되면 고혈압 약을 복용하고 적정 수준 혈압을 유지해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와 함께 잘못된 생활 습관 교정도 병행해 기본적 원인을 제거해야 한다. 젊은 환자들은 고혈압 약을 한 번 복용하면 평생 먹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꺼리게 되는데 고혈압 약은 중독성이 아니므로 걱정할 필요가 없다. 전문가 진단으로 혈압이 정상범위로 돌아왔다고 판단되면 약물 치료는 중단할 수 있다.

혈압 상승 원인이 식습관이나 비만이면 식단 관리와 체중 감량으로 치료할 수 있다. 음식은 싱겁게 먹어야 하며, 지방질은 줄이고 채소를 많이 섭취하는 식습관을 가져야 한다.

적정 체중 유지를 위해 걷기, 조깅 등 30분 이상 유산소운동도 도움이 된다.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게 취미 생활을 즐기는 것도 바람직하다.

최원호 전문의는 “고혈압은 혈압 관리가 핵심이기에 꾸준히 혈압을 측정해 정상범위를 유지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젊은 층일수록 나이 들어 생기는 고혈압보다 합병증으로 인한 장기 손상 위험이 높아 전문의와 상담으로 빠른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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