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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공호 프러포즈’ 우크라 신혼부부, 첫 결혼기념일 앞두고 장례식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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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전쟁이 장기화되며 민간인들의 안타까운 사연들이 전해지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전쟁 중 첫눈에 반해 결혼했지만, 러시아군의 공습 때문에 결혼기념일 직전 한날 세상을 떠난 젊은 우크라이나 신혼부부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전쟁 발발 후 6개월쯤 다닐로 코발렌코(22)와 다이아나 하이두코바(19)는 한 데이팅 앱에서 처음 만났다. 둘은 곧 사랑에 빠졌고, 러시아군이 쏜 폭탄이 쏟아지던 어느 밤 다닐로는 자포리자 지역의 지하 방공호에서 다이아나에게 청혼했다. 그리고 만난 지 4개월도 안 돼서 둘은 혼인신고를 했다. 미사일과 로켓이 일주일에 한 번 이상 떨어지고, 공습경보가 일상이 된 가운데 전쟁이 언제든 그들을 갈라놓을 수 있음을 알아 서두른 것이다.
그러던 지난달 16일 러시아는 자포리자를 폭격했다. 피신하려 복도에 나선 다이아나가 소지품을 챙기려 돌아섰고, 다닐로가 아내의 뒤를 따라나섰다. 그리고 거대한 폭발이 두 사람의 방을 날려버렸다. 문 한 짝만 남기고 아파트엔 거대한 구멍이 파였다. 다닐로의 아버지는 의식을 잃은 아들에게 심폐소생술을 했지만 다닐로는 결국 숨졌다. 다이아나의 시신도 다음 날 심하게 훼손된 채 잔해 속에서 발견됐다. 결혼 1주년 기념일을 목전에 두고 두 사람의 장례식이 열렸다.
이에 대해 WP는 “다닐로와 다이아나의 이야기는 러시아 침공으로 수많은 우크라이나인들이 겪는 안타까운 인명 상실을 보여준다. 매일 밤 러시아의 폭격은 수많은 무고한 이들의 생명과 꿈, 미래를 지워버린다”고 설명했다. 다이아나의 사촌 아나스타샤도 WP에 “세상에서 가장 멋진 커플이 될 수도 있었을 그들이 나이 드는 모습을 볼 수 없어 슬프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군 점령지인 도네츠크에서 위문 공연에 오른 러시아 여배우인 폴리나 멘시흐(40)가 22일 우크라이나군의 공습에 목숨을 잃었다. 전쟁 통에 공연을 보기 위해 모인 러시아군 20명이 숨졌고, 100여 명이 다쳤다. 러시아 전쟁 블로거들은 “많은 군인을 한 장소에 모으는 공연을 하면 우크라이나군의 표적이 될 수 있다”며 도리어 멘시흐 등을 비난했다고 영국 BBC방송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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