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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칼이 옷 속에 간직한 메모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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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16세기 르네상스는 고대 그리스 문화를 되살렸고 종교개혁은 신의 섭리로 모든 것을 설명하던 중세의 자연·천문 물리에 대한 그리스적 의문에 불을 지폈다. 그들 신플라톤주의자들이 개척한 근대적 자연관을 토대로 새로운 과학의 시대가 열렸다. 17세기는 과학혁명의 시대였다.
영국 철학자 프랜시스 베이컨이 실험과 귀납법으로 과학적 진실에 도달하는 길을 열었고 르네 데카르트는 가설·연역법이라는 과학적 방법론을 제시했다. 영국에서는 왕립학회가 프랑스에서는 왕립과학아카데미가 각각 설립됐다. 코페르니쿠스의 후예들, 특히 갈릴레오 갈릴레이와 그의 동지들이 우주의 질서를 재정립했고 아이작 뉴턴은 ‘자연철학의 수학적 원리’로 고전 역학의 세계를 완성했다. 그들이 중세 형이상학의 베일을 찢고 경험과 합리와 계몽의 시대를 열었다.
‘팡세’의 작가 블레즈 파스칼(1623~1662)도 그들 과학혁명의 기수 중 한 명이었다. 어려서부터 수학과 기하학에 심취해 만 12세에 삼각형 내각을 독학으로 깨우쳤다는 그는 10대에 이미 프랑스 일류 수학자들과 정기적으로 회동하며 ‘파스칼의 삼각형’ ‘파스칼의 정리’ 등을 완성하고 최초의 계산기라 불리는 ‘파스칼 라인’을 발명했고, 20대엔 도박의 점수·상금 배분 원리를 정립함으로써 확률론의 기초를 다졌다.
평생 병약해 누군가의 보살핌을 받았다는 그는 1654년 말 심각한 마차 사고로 몸져눕게 됐고, 4년 뒤 두통과 경련, 정신착란 증세를 겪다 숨졌다. 사후 그의 옷 속에서 저 유명한 메모가 발견됐다. 1654년 11월 23일 그가 보았다는 은총의 불꽃에 대한 체험 기록. “아브라함의 신, 이삭의 신, 야곱의 신, 지식인과 철학자의 신이 아닌(…) 예수 그리스도의 신. 확신, 감각, 기쁨, 평화(중략).”
종교계는 그의 메모를 과학에 대한 종교의 승리 즉 회심의 물증으로, 근대 과학계는 천재 과학자의 학문적 요절의 단서로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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