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는 기사
'첫 책' 출간을 꿈꾸는 분들에게 [이혜미의 활자예찬]
이미 가입된 회원입니다.
만 14세 이상만 회원으로 가입하실 수 있습니다.
매주 출판 담당 기자의 책상에는 100권이 넘는 신간이 쌓입니다. 표지와 목차, 그리고 본문을 한 장씩 넘기면서 글을 쓴 사람과, 책을 만드는 사람, 그리고 이를 읽는 사람을 생각합니다. 이혜미 기자가 활자로 연결된 책과 출판의 세계를 격주로 살펴봅니다.
'책을 출간하는 것은 때로 자신이 마음속으로 저지른 것과는 전혀 다른 범죄로 재판에 회부되는 것과 같다.' 캐나다 출신 세계적 작가 마거릿 애트우드의 책 '글쓰기에 대하여(프시케의숲 발행)'가 조금이라도 일찍 출간됐다면, 그리하여 이 문장을 미리 봤다면, 어쩌면 첫 책을 내는 것에 조금 더 신중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2020년 초, 모락모락 김이 나는 첫 단독저서의 초판을 받고서 그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릴 인증샷을 찍기에 여념이 없었던 초보 저자는 냉정한 별점과 신랄한 독자 평가를 읽으며 그제야 책을 내는 행위의 무게감과 직면합니다. SNS처럼 오류를 즉각 수정할 수도 없고, 댓글을 달아 해명할 수도 없는 오해를 감당하는 것 역시 작가의 몫이라는 것을 누가 미리 알려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이후로도 출간한 여러 책은 단단한 자부심과 성취감의 원천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분서갱유'를 상상해 보기도 하는 자괴감과 수치심의 발로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첫 책 내는 순간만을 꿈꾸는 분들에게 최근 출간된 이 책들을 소개합니다. 전업작가 정아은은 책 '이렇게 작가가 되었습니다(마름모 발행)'에서 작법뿐 아니라, 작가로 먹고사는 법을 총망라합니다. '첫 책 만드는 법(유유 발행)'은 19년 차 편집자로 누군가의 첫 책을 만져온 김보희 터틀넥프레스 대표가 쓴 실용적 성격의 에세이입니다.
무시무시한 경고부터 냅다 들이댔지만, 기실 책을 쓰는 일은 참으로 근사한 일입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그 많은 작가가 스스로의 영혼을 제물대에 올리는 자학을 반복하겠어요. 출판사 핀드는 누군가의 '첫 책'만을 발행하는 '처음핀드'라는 시리즈를 두고 있는데요. "누군가의 '처음'을 '다음'으로 이어나가는 일"이라는 김선영 핀드 대표의 말에서, 쓰는 일의 괴로움에도 저술과 출판의 역사가 어찌 이리 유구하게 이어졌는지 짐작해 봅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해주세요.
작성하신 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로그인 한 후 이용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구독을 취소하시겠습니까?
해당 컨텐츠를 구독/취소 하실수 없습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