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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서이초 교사 사망 원인은 업무 스트레스... 범죄 혐의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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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학부모 갑질 의혹이 제기된 서이초등학교 교사 사망 사건과 관련해 범죄 혐의점이 없다고 결론 내렸다. 학부모 괴롭힘과 극단적 선택의 인과관계를 입증할 만한 직접 증거를 찾지 못했다는 것이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14일 "서이초 사건에서 범죄 혐의점으로 볼 만한 내용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입건 전 조사(내사) 종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4개월간 숨진 교사 A씨의 통화내역과 업무용 포털, PC, 일기장 등을 분석하고 유족을 비롯한 동료 교사, 지인, 학부모 등 관계인 68명을 광범위하게 조사했다. 그 결과 "업무 스트레스를 비롯한 복합적 요인이 중첩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것이 경찰의 판단이다. 당초 사망 동기로 제기된 학부모 괴롭힘이나 폭언, 폭행, 협박 등의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교사 생활을 시작한 지난해 자료부터 부족함 없이 수사를 진행했다"며 공정한 수사라는 점을 강조했다.
경찰은 업무 스트레스가 주된 사인임을 입증하기 위해 8월 실시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의 '심리 부검' 결과를 근거로 제시하기도 했다. 경찰은 "국과수로부터 A씨가 학부모 중재, 학생지도 문제 등으로 심리적 취약성이 극대화돼 극단 선택에 이른 것으로 사료된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법의학자, 의사, 변호사 등 외부위원이 참여하는 심의위원회에서도 재차 검증했으나 별다른 범죄 혐의점은 없었다고 한다.
유족과 교사단체가 A씨 사망의 직접적 단초가 됐다고 주장하는, 이른바 '연필 사건' 관련 입건자도 없었다. 이 사건은 7월 12일 고인의 반 학생이 다른 학생의 이마를 연필로 긁었다는 내용인데, 가해학생 학부모가 지속적으로 악성 민원을 제기해 A씨의 상황이 악화했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학부모 2명과 통화한 적은 있지만, 통화 내역을 분석해 보니 폭언, 폭행 등의 정황은 없었다"며 "그가 업무 외 야간에 학부모로부터 받은 문자도 1건뿐"이라고 말했다.
책임자 처벌 없는 수사 종결 소식에 유족과 교사단체는 일제히 유감을 표명했다. 서울교사노조는 "경찰이 제대로 수사를 했는지 의문"이라며 "학교 업무가 원인이었다는 사실은 경찰도 인정한 만큼, 유족 측이 신청한 순직 요청은 반드시 받아들여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초등교사노조 역시 "피해자는 있는데 책임지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게 참담하다"면서 "교권보호 4법이 국회를 통과하며 사회적 인식이 달라진 점에 대해 고인에게 큰 빚을 진 심정"이라고 비판했다. 유족 법률대리인 문유진 변호사는 "순직 인정마저 되지 않는다면 고인의 억울함은 영원히 풀리지 않을 것"이라며 수사 자료에 대한 정보 공개를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경찰은 연필 사건 관련 학부모들이 비난 글 작성자들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건은 계속 수사할 계획이다. 현재 신고 접수된 댓글 40건 중 13명의 신원을 특정했고, 인적사항이 확인되지 않은 25건도 수사가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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