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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초로 소독하고 수술하는 생지옥"...미국마저 가자 봉쇄 일시 중지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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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봉쇄를 인도적 차원에서 잠시 중단하라고 이스라엘에 요구했다. 미국은 이스라엘의 방어권을 두둔하며 봉쇄와 공습 등 보복을 용인해왔지만 가자지구 민간인 피해가 재앙 수준으로 불어나자 인도주의적 태도를 취했다. 다만 휴전 요구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지난 7일(현지시간) 전쟁이 시작된 이후 이스라엘의 공습과 봉쇄로 가자지구에선 어린이 2,704명을 포함해 약 6,500명이 숨졌고 의료 체계는 사실상 붕괴됐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서 “이스라엘은 스스로 방어할 권리와 의무가 있지만 중요한 것은 방식”이라며 “민간인들이 피해를 입지 않게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하며, 그것은 식량, 물, 의약품 등 구호품이 가자의 필요한 사람들에게 전달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해 (이스라엘이) 인도주의적인 (봉쇄와 공격의) 중지를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결의안 초안을 다시 제출하며 이스라엘이 찬성할 것을 요구했다. 미국은 21일 낸 결의안에선 이스라엘의 방어권만 강조했다. 로이터통신은 팔레스타인 민간인 피해가 커지면서 국제사회의 압력이 거세진 게 미국 입장 수정의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AFP통신은 바이든 행정부가 △이스라엘을 지지할 필요성 △가자지구 지상전과 민간인 피해에 대한 우려 △국제사회의 커지는 휴전 압박 속에 줄타기를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24일 안보리에서 유엔과 아랍 국가들, 중국, 러시아 등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을 촉구했지만 미국과 이스라엘은 일축했다.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브리핑에서 “민간인 보호를 위한 모든 조치와 작전의 중지는 일시적 도구이자 전술”이라며 “휴전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의 가자 봉쇄에 대한 성토 기류는 더 강해졌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팔레스타인은 56년간 (이스라엘의) 숨 막히는 점령과 압박에 시달려 왔다”며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슬픔이 하마스의 끔찍한 공격을 정당화할 수 없지만, 그 공격 때문에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집단 처벌받아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가자지구로 제한 없이 구호물품이 반입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스라엘은 발끈했다. 길라드 에르단 유엔 주재 이스라엘 대사는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어린이와 여성, 노인에 대한 (하마스의) 대량학살 공격을 이해해 주는 사무총장은 유엔을 이끌기에 적합하지 않다”며 구테흐스 사무총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가자지구 사망자는 급증하고 있다. 가자 보건부는 25일 “지난 24시간 동안 주민 756명이 숨졌다”며 누적 사망자는 6,546명이라고 밝혔다. 또 지구 내 32개 병원 중 12곳이 이스라엘 공격으로 운영을 중단했다고 덧붙였다.
남은 병원도 물, 연료, 의약품이 바닥나며 한계 상황으로 내몰렸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마취제 없이 수술을 하고 상처 부위에 소독제 대신 식초를 붓고 있다. 발전기를 돌릴 연료가 없어 휴대폰 불빛에 의지해 수술을 하기도 한다.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구호기구(UNRWA)는 “긴급하게 연료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25일 밤 가자에서 활동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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