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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파 붐비는 단풍 명소에 숨은 호젓한 옛길

입력
2023.10.24 17:00
수정
2023.10.24 22:02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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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 걷기 좋은 트레킹 코스

내장산국립공원 유군치 코스가 지난 9월 정식 개설됐다. 유군치에서 내려다본 내장사 주변 단풍이 화려하다. 승우여행사 제공

내장산국립공원 유군치 코스가 지난 9월 정식 개설됐다. 유군치에서 내려다본 내장사 주변 단풍이 화려하다. 승우여행사 제공

성큼 다가온 가을, 전국의 단풍 명소마다 등산객으로 붐비는 철이다. 마음먹고 나선 나들이가 자칫 고행이 될 수도 있다. 인파가 몰리는 단풍 명소에도 한적하게 즐길 수 있는 코스가 있다. 대개 옛 고갯길로 아주 힘들지 않으면서도 호젓하게 가을을 음미할 수 있는 곳이다.

정읍 내장산 유군치 코스와 장성 백양사 옛길

정읍 내장사는 어느 곳보다 아기단풍이 아름다운 곳이다. 호남 5대 명산으로 꼽히는 신선봉(763m)을 중심으로 이어지는 능선마다 화려한 풍광을 뽐낸다. 단풍철이면 환상적인 빛깔 못지않게 몰려드는 인파로 곤욕을 치러야 하는 것이 사실이다. 내장산국립공원의 비법정 탐방로였던 유군치 코스가 지난 9월 정식으로 개설됐다. 차량이 밀리는 내장사 입구가 아니라 산 넘어 순창군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덜 붐빈다. 추령에서 시작해 유군치를 지나 내장사까지 이어지는 옛길로, 험하지 않으면서 내장사의 단풍을 위에서 내려다볼 수 있는 코스다.

곡두재에서 출발해 백양사로 가는 옛길의 단풍. 승우여행사 제공

곡두재에서 출발해 백양사로 가는 옛길의 단풍. 승우여행사 제공

장성 백양사도 내장산국립공원에서 내장사와 쌍벽을 이루는 단풍 명소다. 가을이면 인파가 밀리는 이곳에도 상대적으로 호젓한 탐방 코스가 있다. 순창군과 경계인 장성군 북이면 곡두재에서 출발해 쌍계루를 거쳐 백양사까지 걷는 옛길이다. 약 5km, 비교적 완만한 산길로 2시간가량 걸린다. 11월 중순까지 단풍을 즐길 수 있는 코스다.

순천 조계산 굴목이재 코스

선암사와 송광사를 잇는 굴목이재 코스 중간의 보리밥집 식당 주변 가을 풍경. 승우여행사 제공

선암사와 송광사를 잇는 굴목이재 코스 중간의 보리밥집 식당 주변 가을 풍경. 승우여행사 제공


순천 조계산 송광사 경내의 단풍. 승우여행사 제공

순천 조계산 송광사 경내의 단풍. 승우여행사 제공

순천 조계산은 선암사와 송광사 이름난 두 사찰을 품고 있다. 선암사는 매화 꽃망울이 터지는 봄부터 나들이객이 몰리는 절이고, 송광사는 한국 불교의 맥을 잇는 승보종찰이라 자부하는 절이다. 두 사찰 간 직선거리는 불과 6km 남짓이지만 찻길로는 30km가 넘는다. 굴목이재를 넘는 트레킹 코스는 조계산을 중심으로 동서에 위치한 두 고찰을 잇는 오래된 옛길이다. 아름다운 단풍과 낙엽이 깔린 가을날 특히 매력적이다. 선암사에서 출발하면 중간 지점까지 오르막이어서 다소 힘들지만 그 수고를 충분히 보상받을 만큼 멋진 풍광을 선사한다.

오지 중의 오지 삼척 덕풍계곡

맑은 물과 깎아지른 협곡이 어우러진 삼척 덕풍계곡. 승우여행사 제공

맑은 물과 깎아지른 협곡이 어우러진 삼척 덕풍계곡. 승우여행사 제공

삼척 가곡면 덕풍계곡은 한국전쟁이 난 줄도 모르고 지냈다는 오지 중의 오지다. 마지막 마을인 덕풍마을을 지나면 바로 깎아지른 산줄기 사이에 맑은 물이 흐르는 협곡으로 이어져 들어서는 순간부터 감탄사를 자아낸다. 주차장이 있는 풍곡리마을에서 덕풍마을까지는 포장도로가 개설돼 그윽한 정취가 조금은 퇴색했다. 대신 경북 봉화 석포면에서 강원 삼척 가곡면을 잇는 지방도로 석개재에서 출발해 덕풍계곡으로 들어가면 멋진 단풍을 즐길 수 있다. 고갯길 정상에서 아름드리 소나무 숲을 통과해 천혜의 비경을 간직한 덕풍계곡 2폭포까지 다녀오는 코스다.

설악산 마산봉~마장터 옛길

강원 고성 북설악 옛길의 가을 풍경. 승우여행사 제공

강원 고성 북설악 옛길의 가을 풍경. 승우여행사 제공

설악산은 내설악, 외설악, 남설악, 북설악 가릴 것 없이 단풍 명소다. 내설악은 속초 설악동과 천불동 계곡, 외설악은 인제 백담사 쪽이다. 남설악은 양양 오색약수와 흘림골 일대, 북설악은 진부령을 중심으로 한 신선봉과 마산봉 등을 일컫는다. 단풍철에 그나마 덜 붐비는 곳은 북설악이다. 남한 백두대간 끝자락이자 설악산 종주의 종착지인데, 마산봉과 마장터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트레킹 코스는 마산 주차장에서 시작해 병풍바위, 대간령, 마장터를 거쳐 창암마을까지 이어진다. 약 11km, 5시간가량 걸어야 해 꾸준히 걷기운동을 해온 이들에게 추천한다.

한정 개방하는 양구 두타연 ‘수입천 여유길’

민통선 안 비무장지대에 위치한 양구 두타연 단풍. 승우여행사 제공

민통선 안 비무장지대에 위치한 양구 두타연 단풍. 승우여행사 제공

금강산에서 약 32km 떨어진 양구 두타연은 민간인 출입통제선 안에 있다. 두타연에서도 출입이 제한됐던 ‘수입천 여유길’이 10월과 11월 두 달간 개방돼 단풍 트레킹을 즐길 수 있게 됐다. 금강산에서 발원해 DMZ 일대를 흐르는 물줄기와 나란히 걷는 숲길로, 사람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아 울창하고 깨끗한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 이 코스는 트레킹 전문 승우여행사(swtour.co.kr)가 단독으로 전 구간을 걷는 상품을 시범 운영 중이다. 민통선 안이어서 출입 신청이 필수인데 상품 예약 때 함께 진행한다.

최흥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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