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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표 놔둔 채 친윤 꼬리 자르기로 민심 수습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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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로 초래된 위기를 김기현 대표 체제로 넘기로 했다. 당이 처한 위기 상황을 고려할 때 당 대표 사퇴와 비상대책위 출범 등 고강도 쇄신책이 필요해 보이지만, 견제 세력 없는 친윤석열계 주장이 관철된 모습이다. 결과적으로 비상대책위 출범에 난색을 표시한 대통령실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선 패배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된 당과 대통령실 관계 재정립까지 요원한 상황에서 민심 수습이 가능할지 의구심이 앞선다.
보선 패배 나흘만인 어제 의원총회를 연 국민의힘은 김 대표 중심으로 변화와 혁신 방안을 마련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그제 사퇴한 이철규 사무총장과 박성민 전략기획부총장, 박수영 여의도연구원장 등 8명의 임명직 자리에 수도권과 비주류 의원들을 배치하고, 혁신위와 총선기획단을 출범시킨다는 구상이다. 나름의 쇄신책이라고 내놓았지만, 이것만으론 위기를 극복하는 데 한계도 분명해 보인다.
특히 당 저변에서 김 대표 책임론이 거세지고 있다. 5선의 서병수 의원은 김 대표를 향해 “대통령실만 쳐다볼 게 아니라 국민의 소리를 앞서 전달할 결기가 있느냐”면서 “그럴 각오가 없다면 물러나라”고 압박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패전 책임은 장수가 져야 한다”고 김 대표를 겨냥했다. 대표 취임 이후 대통령실에 일방적으로 끌려가면서 보궐선거 패배까지 자초한 김 대표는 총선 패배 시 정계은퇴를 거론했지만, 이는 내홍의 불씨를 안고 총선에 뛰어드는 격이나 다름없다.
보선 패배 이후 윤석열 대통령은 "선거 결과에서 교훈을 찾아 차분하고 지혜롭게 변화를 추진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지만, 말뿐인 변화와 쇄신을 국민들이 인정할 리 만무하다. 민심의 경고를 제대로 파악했다면, 이를 받아들였다는 상징적 수준의 메시지를 내놓는 게 순리다.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수습 방안을 고집한다면, 여권은 내년 총선에서 이번 보선과 크게 다르지 않은 성적표를 받아 들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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