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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정원 확대 순항할까...의사 반발과 지역 안배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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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 만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가 임박했지만 의사들은 "주먹구구식 의사 증원은 의료비 상승을 부를 뿐 필수의료 공백을 막을 수 없다"며 강력한 대응을 예고했다. 정부가 의대 정원만 늘리고 공공의대 및 지역의사 제도 도입을 제외한다면 의사들의 반발 강도가 줄어들 수 있겠지만, 이는 반대로 제도 도입을 요구하는 정치권과 지역사회의 저항에 부딪힐 수 있다. 의대 정원 확대와 맞물려 있는 딜레마다.
15일 대한의사협회에 따르면 정부가 2025학년도 입시부터 의대 정원을 1,000명 수준으로 파격 증원한다는 소식이 알려진 이후 회원들로부터 파업 등 강경 대응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의료계와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하는 정원 확대라 지난 4월 27일 진통 끝에 국회 본회의에서 간호법 제정안이 통과됐을 때보다도 의사들이 격앙된 분위기라는 것이다.
의협은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해 그간 정부가 의료계와 맺은 수많은 약속을 어기는 자기부정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2020년 9월 4일 의료계와 보건복지부가 코로나19 안정화 이후 의대 정원 확대 등 현안에 대해 의정협의체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협의하기로 했던 '9·4 의정합의'를 정면 위배했다는 입장이다.
올해 1월부터 14차례 의료현안협의체 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의대 정원과 관련해 어떤 합의도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 의협 입장이다. 의협 관계자는 "증원을 거부하는 게 아니고 이제 현실적인 논의를 시작해야 하는데 갑작스레 정원 확대 발표를 강행하는 상황을 납득할 수 없다"며 "어떤 국가도 사회적 합의 없이 의대 정원을 늘리지 않는다"고 했다.
의사들의 반대는 과거나 지금이나 의대 정원 확대의 난제다. 정부는 2020년 7월에도 10년간 의사 4,000명을 추가로 양성하고 이 중 3,000명은 10년간 특정 지역에서 의무적으로 근무하는 방안(일명 '지역의사제')을 내놓았지만 의사들은 총파업과 집단 휴진으로 맞섰다. 특히 인턴과 전공의까지 가세하며 의정 갈등이 극단으로 치달은 끝에 의사 증원 계획은 무산됐다.
의협은 "일방적인 정원 확대가 강행된다면 강경 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지역 필수의료 분야 의사를 양성하는 공공의대와 지역의사제 도입에 대해서도 "직업 선택의 자유와 이동권을 침해하는 문제가 있고, 그에 앞서 붕괴된 지역 공공의료 기반 회복이 우선"이라며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2006년 이후 3,058명으로 동결된 의대 정원 확대는 이번 주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발표할 예정인데, 공공의대와 지역의사제 등은 빠질 가능성도 있다. 지난 1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공공의대 신설 관련 질의에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답변해 시급히 결정할 사안이 아니라는 뉘앙스를 풍겼다.
만약 의대 정원 확대만 이뤄지고 공공의대 등이 무산된다면 지역사회와 야당 등의 반대가 커질 수 있다. 전북과 경남 창원시 등을 비롯해 의대가 없는 지역에서는 공공의대 설립 여론이 뜨거운 상태다. 지난 13일 국회 복지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의대 정원 확대에 반드시 공공의대와 지역의사제 도입 방안이 포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복지부는 대통령이 직접 발표하는 사안이라는 점을 의식해서인 듯 구체적 언급을 피하고 있다. 의대 정원 1,000명 수준 확대가 기정사실처럼 확산하고 있는 이날도 "의대 정원 확대 규모와 발표 시기 등은 확정되지 않았다"는 해명으로 일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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