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원초 이영승 교사 유족, '페트병 사건' 학부모 등 3명 고소

입력
2023.10.11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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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 알려진 학부모는 농협 퇴사
학부모, 사망 당일에 항의하기도

2021년 사망한 서울 의정부 호원초등학교 이영승 교사. MBC 보도 캡처

2021년 사망한 서울 의정부 호원초등학교 이영승 교사. MBC 보도 캡처

학부모들의 악성민원에 시달리다 사망한 경기 의정부 호원초등학교 이영승 교사의 유족이 학부모 3명을 경찰에 고소했다.

11일 의정부경찰서에 따르면 이 교사 유족 측은 강요 등의 혐의로 학부모 3명을 지난 6일 고소했다. 경기도교육청도 지난달 20일 해당 학부모들을 교권 침해 등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날 강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기도교육청으로부터 받은 '호원초 특정감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학부모 중 한 명은 자녀가 반에서 따돌림을 당하자 이 교사 사망(2021년 12월 8일) 이틀 전 문자와 전화로 교사의 생활지도 방식에 민원을 제기했다. 사망 이틀 전에는 사전 연락 없이 학교에 찾아와 가해학생의 공개사과를 요구했고, 이를 말리던 이 교사에게 화를 냈다. 이 학부모는 이 교사가 숨진 당일에도 학교를 방문해 고성을 지르며 항의한 것으로 조사됐다.

유족들은 '페트병 사건' 학부모도 고소했다. 이 학부모는 2016년 호원초 6학년에 재학 중이던 자녀가 수업시간에 커터칼로 페트병을 자르다 손을 다치자 이 교사에게 수년간 민원을 제기했다. 입대한 이 교사는 전역 후 사비로 400만 원을 학부모에게 보내기도 했다. 해당 사건 이후 온라인상에서 신상이 알려진 학부모의 직장에도 항의가 빗발쳤고, 직장에서 대기발령 조치된 학부모는 지난달 말 퇴사했다.

해당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이 교사 명의의 휴대폰 4대를 디지털 포렌식 작업 중이다. 이 교사가 2016년부터 사용한 이 휴대폰에는 통화 내역과 문자 등이 그대로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경기도교육청의 조사 자료를 토대로 이 교사가 숨졌을 당시 교장과 교감 등 교직원 등도 조사할 계획이다.





남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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