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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작가가 세상의 모든 용감한 어린이에게 바치는 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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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을 앞두고 한 미국 흑인 여성이 문학에 도전했다. 지금보다 인종차별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운 1970년대의 일이었다. 혼자서 아들 둘을 키우며 글을 썼다. 1993년 미국 흑인 여성으로서는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토니 모리슨 이야기다.
소설가로서의 생은 세상에 잘 알려져 있지만, 기실 그가 아들 슬레이드 모리슨과 8권의 그림책을 작업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림책 '얄미운 사람들에 관한 책'은 그가 아들과 함께 쓴 두 번째 작품이다. 2002년에 미국에서 처음 발표된 책은 2004년에 국내에 번역돼 소개된 바 있다. 2019년 모리슨이 세상을 뜬 뒤 그를 추모하기 위해 지난해 '20주년 기념판'이 나왔고 국내에도 다시 번역돼 출간됐다.
아이의 입장에서 '얄미운' 사람은 어떤 모습일까. 주인공인 꼬마 토끼의 눈에는 온갖 얄미운 사람들이 등장한다. 먹기 싫은 완두콩을 먹이는 엄마, 제대로 설명도 안 해주고 자기 말만 하는 형, 반듯하게 글씨를 안 쓴다고 잔소리를 하지만 정작 더 악필인 선생님 등.
사사건건 아이에게 올바른 행동을 교육하지만, 아이의 시선에서 바라본 어른의 모습은 오히려 일관적이지 못하고, 모순되며, 부당하기까지 하다. 바로 이런 어른들의 모습이 아이의 눈에는 '얄밉다.' 얄미운 사람들에 둘러싸인 꼬마 토끼는 끝끝내 이렇게 선언한다. "그렇지만 난 활짝 웃을 거야! 멋지지 않아?"
어린 시절은 어른들의 명령과 요구로 가득 찬 시기다. 그러나 온갖 얄미운 말들에 아랑곳 않고 자신만의 방법으로 세상을 헤쳐나가는 방법을 터득하는 꼬마 토끼의 당찬 모습은 오히려 어른들을 뜨끔하게 만든다. 정말 어른들이 아이들에 훌륭한 본보기를 보여 주는지 스스로 되묻게 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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