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3연패 이끈 황선홍 감독 "이강인, 파리 올림픽 데려가고 싶다"

8일 인천공항 통해 금의환향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남자 축구대표팀을 이끌고 대회 3연패를 달성한 황선홍 감독이 8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소감을 밝히고 있다. 인천=뉴스1

“매일 비난만 받다가 환영을 받으니까 조금 생소하네요.”

아시안게임 3연패를 달성한 황선홍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이 그간의 마음고생을 털어내고 환하게 웃었다.

대표팀을 이끌고 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황 감독은 300여 명 팬들의 환호를 받은 뒤 “적응이 잘 안 된다”면서도 “나쁘지 않다. 앞으로 더 많은 환영을 받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전날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결승에서 숙적 일본을 2-1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4 인천, 2018년 자카르타ㆍ팔렘방 대회 우승에 이어 사상 최초의 대회 3연패를 일궈낸 순간이었다.

내용도 깔끔했다. 한국은 조별리그를 3전 전승으로 통과한 뒤 16강 키르기스스탄전(5-1 승), 8강 중국전(2-0 승), 4강 우즈베키스탄전(2-1), 결승 일본전까지 대회 내내 탄탄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황 감독은 성공의 원동력을 선수단과 팬들에게 돌렸다. 그는 “(대회 우승이) 굉장히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는데,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줬다. 선수들과 코치진, 지원스태프가 삼위일체가 돼 모든 게 잘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에서 열렬히 성원해 준 팬들 덕분에 큰 힘을 낼 수 있었다”며 “잘해 준 선수들을 많이 칭찬해 달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대회 최대 고비로 우즈벡과의 4강전을 꼽았다. 황 감독은 “우즈벡 스타일이 직선적이고 파워풀 해 굉장히 힘든 경기를 했다”며 “고비를 잘 넘기고 우승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결승전에서 경기 시작 직후 선제골을 내줬던 순간에 대해서는 “아찔했다”고 돌아봤다. 황 감독은 “(선제실점을 했지만)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흔들리지 않으면 기회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다행히 경기장 안에서 백승호, 박진섭(이상 전북) 등이 중심을 잘 잡아줘 역전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아시아 왕좌를 지킨 황 감독은 이제 2024 파리 올림픽을 준비해야 한다. 그는 “우즈벡과 일본은 3년 가까이 준비했는데, 한국은 소집훈련을 몇 번 하지 못했다”고 운을 뗀 뒤 “(성과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A매치 기간은 말할 것도 없고 내년 동계훈련 때도 호흡을 맞출 기회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한축구협회, K리그 구단, 프로축구연맹 차원의 도움을 간곡히 부탁 드린다”고 호소했다.

황선홍호를 바라보는 팬들의 최대 관심사는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의 올림픽 참여 여부다. 2001년생인 이강인은 파리 올림픽에서 뛸 수 있는 나이지만, 이번 대회 금메달로 병역혜택을 받은 만큼 소속팀에서 그의 차출에 동의해줄 지는 미지수다. 올림픽은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도 아니어서 구단이 차출을 거부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황 감독은 이강인과 올림픽 무대에 서고 싶다는 의사를 강하게 내비쳤다. 그는 “해당 연령 선수를 다 데려가고 싶다”며 “강인이한테 도장은 안 받았지만, 꼭 (참여)해야 한다고 얘기했다. 이번에 함께한 6~7명도 다 포함해서 베스트 전력을 꾸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강인이의 답변은 아직 물음표다. 확실한 대답은 안 해줬다. 비밀이라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박주희 기자 jxp938@hankookilbo.com